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두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생각한다"며 사실상 퇴진을 요구했다.
20일 유 장관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 회장이) 지금 4연임을 하려는 거다.
원래는 거기(대한축구협회)도 (회장을) 두 번만 하게 돼 있는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허락해 3연임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4연임을 하는 것도 그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는데, 요즘 국민 여론을 들어보면 오히려 (정 회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의 말과 같이 축구협회 회장 임기는 4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다만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임 횟수 제한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유 장관은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점이 포착됐느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이미 많은 언론에 그동안 관계된 분들이 얘기한 것처럼 얼추 그런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체부 입장에서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분명히 지적할 것"이라며 "축구협회가 그걸 받아들이고 감독을 새로 선임하든 아니면 다시 (정상) 절차를 밟아 홍 감독으로 유지를 하든 그건 본인들이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도 정 회장의 4선 연임 도전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노조는 "축구 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쫓는 정몽규 집행부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라며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축협 노조는 "정 회장은 논란과 우여곡절 속에 새로 꾸려진 대표팀 감독과 스태프들이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끝으로 한국 축구와의 인연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나머지 산적한 개혁과제는 차기 집행부의 몫으로 남기고 미련 없이 떠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노조도 일반 축구 팬과 마찬가지로 더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몽규 집행부는 이번 임기까지만 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24일 현안 질의에 홍 감독과 정 회장,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 등을 증인으로 불러 축협 관련 논란을 들여다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