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정부가 전공의에 대해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표한 것이 더 열린 자세로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석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브리핑을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며 "어떻게 보면 사전적 의제를 정하지 말고 전제조건 없이 정부도 의료계도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야 하지 않겠냐는 메시지로 풀이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의료 개혁 추진 과정에서 필수 의료에 헌신하기로 한 꿈을 잠시 접고 미래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전공의 여러분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이런 입장이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로 풀이된다고 본 것이다.

한 수석대변인은 "의료계는 지금까지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청해왔다"며 "정부로선 화답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서 의료공백 해소뿐 아니라 국민건강이라는 공통목표에 함께하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이날 브리핑에서도 2025년도 의대 정원은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선 "의제 제한 없이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은 2025년도 정원을 포함해 논의하겠다는 것이고 그건 여야, 심지어 정부도 말했다"며 "하지만 정부가 본인의 생각을 얘기하지 않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2025학년도 입시가 진행되고 있는 민감한 상황에서 정부가 쉽게 의대 정원 계획을 백지화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여·야·의·정 협의체에서는 전제 조건 없이 논의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와 의료계가 2025년도 의대 정원 백지화를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서로의 입장이 확고함에도 우선 협의체에서 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정부가 이날 대통령실 직속 의료인력수급 추계기구 신설 방안을 발표한 것이 여당이 추진하는 여·야·의·정 협의체의 패싱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오늘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 추계기구는 대통령 직속으로 운영되지만, 여·야·의·정 협의체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어떻게 보면 실무적으로 협의체에서 하는 것을 받아서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겠냐고도 말했다"고 했다.
박 차관은 이날 한 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추계기구에 대해 "여·야·의·정 협의체와 병행할 수 있고 또 그걸 지원할 수 있는 위원회"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