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게시글 韓 가족 이름 일치
친윤계, 당무 감사 잇단 촉구
추경호도 “당 차원 조사 필요”
韓측 “신상 확인 법 위반 소지”
경찰, 명예훼손 고발 수사 착수
국민의힘에서 당원 게시판을 둘러싼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파열음이 일고 있다.
실명 인증을 거친 당원만 작성할 수 있는 당 홈페이지 게시판이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한동훈 대표 등에 대한 비방글로 도배돼 매번 논란이 돼왔는데, 최근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의 작성자가 윤 대통령 부부를 깎아내리는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커졌다.
한 대표 측은 그동안 한 대표는 당 홈페이지에 실명 인증을 하지 않아 게시글 작성 권한이 없을뿐더러 당원 중 한 대표와 동명이인이 있다며 논란을 일축해왔다.
그러나 최근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과도한 비방은 해당 행위라며 당무 감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 |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
‘원조 친윤’인 권성동 의원은 13일 채널A 인터뷰에서 “당원들의 당무 감사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며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소문과 추측이 더해져 당내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에서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쓴 글뿐 아니라 한 대표의 가족(과 동일한 이름)으로 쓴 사람 중에도 해당 행위자는 모두 당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한 당 차원의 조사에 착수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많은 당원이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를 하고 의문점에 대해 빨리 해소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 측은 이번 논란을 “한 대표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로 여기며 당무 감사에는 선을 긋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언론 사설이나 칼럼을 올렸다는데 설령 한 대표 가족이 게시했다고 하더라도 아주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면 모르겠는데, 이게 문제가 되느냐”라며 “법적인 문제가 있거나 윤리적인 비난의 가능성이 없어 대응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
한 대표 측은 또 당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당원 신상을 확인하는 건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당원명부는 법원의 요구나 선거관리위원회 확인 등 특수한 경우 외에는 극소수만 열람권을 갖는 극비 사항이기도 하다.
대신 한 대표 측은 당원 게시판 제도를 개선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과도한 비방글 게재를 제한하고 익명 글 게시자를 실명으로 검색할 수 있었던 문제 등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 법률자문위원회는 당원 게시판 논란의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고발 대상자를 선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쓴 작성자 등을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를 소환 조사하며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김병관·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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