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규택·김용태·김재섭 등 찬성표
與, 의원들 집결 놓고 분열 양상
韓, 국회로… 50여명은 당사 남아
“秋, 대통령 지키기를 선택한 것”
헌법상 권한을 국민에게 위임받은 국회의원 190명의 계엄해제 찬성 표결로 윤석열 대통령의 한밤 기습 계엄령은 해제됐다.
계엄이 선포된 후 150여분간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인 여야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질 동안, 일부 여당 의원들은 국회 근처에 있었음에도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여권 내부에선 “보수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계엄이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대통령을 지키기로 선택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오전 1시쯤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처리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18명(곽규택·김상욱·김성원·김용태·김재섭·김형동·박수민·박정하·박정훈·서범수·신성범·우재준·장동혁·정성국·정연욱·주진우·조경태·한지아 의원)도 참석했다.
이들 대다수는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이지만, 김재섭·김용태·박수민·신성범·정연욱 등 평소 계파색을 드러내지 않는 의원도 있었다.
이들 중립지대 의원 중 한 명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난 친한이 아니고, 앞으로도 친한이 될 생각이 없다”며 “다만 계엄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혼자 의지로 표결에 참여한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원내대표. 연합뉴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날 친한계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으로 집결했다.
앞서 한 대표는 국회 인근에 있는 중앙당사에 머무르다 “위법한 계엄 선포를 바로잡겠다”며 국회로 이동했다.
하지만 해외·지방출장 일정으로 미처 국회로 오지 못한 의원을 제외하고 약 50명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같은 시각 당사에 남아 논란이 됐다.
발단은 추경호 원내대표였다.
추 원내대표는 비상의총을 위해 당사로 집결하라는 공지를 내렸다.
계엄 선포 직후 경찰이 국회 안으로 의원들의 진입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결에 참석한 의원들은 경찰에 강력히 항의하거나 국회 담장을 넘어서라도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취재진에 “저도 (계엄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국회에 들어오는 노력을 하다가 도저히 진입이 안 돼서 당사에 모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 내 원내대표실에 있었음에도 본회의장에 가지 않은 것에 대해선 “제 판단으로 불참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만으로도 계엄은 해제할 수 있지 않나”라며 “처음엔 국회에 못 들어가는 상황이라 우선 당사로 모이라고 공지를 한 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한 대표가 국회로 가자고 했을 땐, 원내대표도 계엄이 말이 안 된단 걸 알면서도 대통령 지키기를 선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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