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지지 업고 돌아온 권성동
“두세 달 뒤 안정 땐 그만둘 것”
친한계 “尹측근 집행부 말 안 돼”
김태호 “계파 정치 뜯어고칠 것”
윤석열 대통령과 ‘12·3 비상계엄 사태’의 공동 책임을 져야 할 국민의힘이 한가하게 내부 권력놀음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1일 여당 의원들의 신경은 온통 다음 날 치러질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쏠려 있었다.
이번 선거 결과에 한동훈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의 운명이 달렸기 때문이다.
이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계는 계파색이 옅은 초·재선 의원들을 접촉해 지지를 호소하고, 각자 표 계산을 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친윤계에선 맏형 격인 5선 권성동 의원이 후보로 나왔고, 친한계는 계파색이 옅은 4선 김태호 의원을 지원 사격하고 있다.
 | 분수령 맞는 與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운데)가 11일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친윤(친윤석열)계 5선 권성동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뉴스1·연합뉴스 |
친윤계 구상대로 권 의원이 당선될 경우 친윤계가 향후 당권 싸움에서 꽃놀이패를 쥐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당에서 이탈표가 발생해 오는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한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게 뻔하고, 만약 부결된다면 원내대표로서 표 단속에 성공한 권 의원의 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 친윤계는 한 대표가 탄핵 찬성을 시사했다가 입장을 바꾸고, 위헌적 위임 통치 체제로 혼란을 일으킨 책임을 물어 퇴진론을 띄우겠단 태세다.
탄핵안 통과 시 직을 던지겠다고 한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과 친윤계 최고위원 3인방(김민전·김재원·인요한)이 사퇴하면 한 대표는 당헌상 곧바로 당대표직을 잃는다.
다만 윤 대통령 실패에 책임이 있는 친윤계에 여론과 당내 반감이 크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권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의도적으로 친윤계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권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어느 정도 당이 안정되면, 아마 길어봐야 2∼3개월 정도 하고 (원내대표를) 그만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윤석열정부에서 일한 적도 없고 호가호위한 적도 없다”고도 말했다.
친한계 핵심 인사는 이에 “2~3개월 안에 한동훈 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얘기”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친한계는 ‘친윤계 불가’ 여론전을 펼치며 김 의원을 물밑 지원하고 있다.
친한계 김상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에 직간접적 영향력이 있었거나 대통령과 지나치게 가까웠던 분들이 집행부가 되는 것은 국민들이 허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인터뷰에서 “권 의원이 당선되면 우리 당은 내란동조당, 구제불능의 폐족이 되지 않을까”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는 계파에 의존해서 지금까지 정치를 하지 않았고 그런 게 있다면 (원내대표가 돼) 뜯어고치겠다”고 밝혔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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