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일반특검, 상설특검 비해 검사·수사기간 강화
4번째 김 여사 특검은 수사 대상 15개로 대폭 확대
‘12·3 비상계엄 사태’의 위헌성을 조사하기 위해 12일 국회에서 통과된 내란 특검법은 전날 국회에서 의결된 내란 상설특검법에 비해 한 단계 더 강화된 ‘특별검사(특검)’를 두는 방안이다.
특검은 검찰·경찰 등 정규 수사기관 수사에 한계가 있을 경우, 국회 의결을 통해 한시적으로 구성되는 수사기구다.
그동안 대형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한시법을 만드는 개별특검법을 통해 출범한 경우가 많았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및 옷 로비 의혹 사건 특검을 시작으로 2022년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특검까지 13건 모두 개별특검법으로 진행됐다.
 |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재적 299인 중 재석 282인, 찬성 195인, 반대 85인, 기권2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뉴스1 |
개별특검법의 경우 여야 합의부터 쉽지 않아 출범이 지연되곤 했다.
특검 후보자 추천부터 수사 대상, 범위, 기간 등 주요 사항마다 여야 득실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국회는 2014년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상설특검법)’을 제정, 국회 의결만으로 특검을 도입하는 일종의 ‘수사 제도’를 만들었다.
다만 상설특검의 경우에는 수사 인력과 기간에 제한을 둬 균형을 맞췄다.
인력과 수사기간을 법으로 정하는 개별특검법과 달리 상설특검법의 경우 최대 파견검사 5명, 최대 파견공무원 30명, 수사기간 60일에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수사기간을 한 차례만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돼 있다.
국가위기 국면에 접한 이번 사태를 놓고 민주당은 상설특검에 더해 일반특검까지 준비, 조속한 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이 이날 통과시킨 내란특검법의 경우 최대 파견검사를 40명, 파견공무원 숫자는 80명 이내로 꾸릴 수 있게 했다.
수사기간은 준비 20일, 수사 90일에 더해 한 차례 30일 연장이 가능케 했다.
하루 먼저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한 상설특검이 일반특검에 합류하는 길도 열어놨다.
 |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재석 283인, 찬성 195인, 반대 86인, 기권 2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수정안 논의 과정에서 “어느 법이 먼저 효력을 발휘하더라도 상설특검이 일반특검에 임명이라던가 지원을 할 수 있게 수정 의견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일반특검 가동 시, 상설특검 수사 인력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일반특검은 현재 진행 중인 검·경 수사도 넘겨받게 됐다.
이날 네 번째에서야 비로소 국회 문턱을 넘게 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지난 세 번째 특검법과 달리 수사 대상을 15개로 대폭 확대됐다.
민주당은 지난 세 번째 특검법을 표결에 부치기 전, 수사 대상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한정했다.
비교적 수사가 진척된 사건만 수사 대상으로 제시, 여권의 이탈표를 끌어내려는 전략이었다.
반면 이번 특검법에 주가조작 사건·코바나콘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명품백 수수 의혹·인사개입 의혹·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의혹·명태균씨 등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15개 수사 대상을 포함한 것은 윤 대통령 탄핵 투표를 앞두고 여권을 압박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재적 299인 중 재석 283인, 찬성 195인, 반대 86인, 기권 2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뉴스1 |
민주당이 처리한 두 특검법 모두 대통령의 특검 임명 지연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법 조항도 삽입했다.
당초 법무부 차관, 변호사협회장, 법원행정처장에 있던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민주당과 의석수가 가장 많은 비교섭단체’에 부여했다.
사실상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게 된 셈이다.
또 대통령이 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를 이틀 내 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추천 의뢰를 대신하도록 했고, 추천된 후보자를 대통령이 이틀 내 임명하지 않을 시 ‘후보자 중 연장자가 특검으로 임명된 것으로 본다’는 조항도 넣었다.
김 여사 특검법의 경우 추천 의뢰 기한과 임명 기한을 각각 사흘씩 뒀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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