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당내 입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한계 의원들은 윤 대통령 2차 탄핵안 가결을 위한 표결 참여가 확실시되고 있다.
한 대표가 전날 "탄핵 외 방법이 없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친한계 의원들이 결집했다.
국민의힘 의원 7명이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고, 실제로 탄핵안 표결에서는 찬성 의원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친윤계 의원들도 탄핵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질 것이란 이야기가 당내에서 흘러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친윤계 의원들도 14일 본회의에서 자연스럽게 표결에 참여해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의 속내는 다르다.
탄핵안은 무기명 투표 방식으로 진행돼서 누가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알 수 없다.
친윤계 측은 이를 이용해 윤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킨 다음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 대표와 지도부'라는 명목으로 한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도 "탄핵이든 수사든 맞설 것"이라면서 사실상 법리 다툼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친윤계의 부담을 덜어줬다.

윤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곧 한 대표의 리더십 타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한 대표 주도로 탄핵 가결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탄핵이 가결되면 당내에서는 배신자 프레임 꼬리표를 붙여 대표직 사퇴 요구로 직결될 수 있다.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이 사퇴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우게 된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당 지도부는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탄핵안 표결 이후에도 당장 사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한 대표는 탄핵을 찬성할 뿐만 아니라 탄핵을 관철하는 것이 굉장한 (본인만의) 소신인 것처럼 보인다"라면서 "그러면 탄핵이 통과됐다고 해서 사퇴할 명분이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 불가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날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