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소추안 가결,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엇갈린 메시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답답함'을 호소하며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반면, 이 대표는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윤 대통령의 빠른 파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왼쪽)가,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는 보수성향 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주최로 탄핵을 반대하는 ‘자유 대한민국 수호 국민혁명대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대통령실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오늘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보며 2021년 6월 29일, 제가 처음 정치 참여를 선언했던 순간이 떠올랐다"며,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가 무너져 있었다고 회상했다.
윤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의 주요 업적으로 ▲원전 생태계 복원 ▲4대 개혁 추진 ▲한·미·일 공조 복원 등을 언급하며, 이를 통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고되지만 행복했던 여정을 잠시 멈추게 되어 답답하다"면서도 "국민과 함께한 미래를 향한 여정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또한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며 국민들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폭주와 대결의 정치에서 숙의와 배려의 정치로 변화할 수 있도록 정치문화와 제도를 개선해 나가자"고 제안하며 담화를 마무리했다.
반면,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를 '우리의 승리'라고 평가하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야외집회에 참석해 "여러분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증명했다"며, "1차전의 승리를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가결은 작은 산 하나를 넘은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더 크고 험난한 산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 처분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이뤄질 수 있도록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치는 정치인이 아닌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의지가 일상적으로 관철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또한, "오늘의 승리를 잠시 자축하지만, 앞으로의 여정은 더욱 치열할 것"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집권 여당과 야당 간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향후 행보와 권한대행 체제를 둘러싼 논란, 이 대표가 이끄는 야당의 공세 등 대한민국 정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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