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2명만 임명 왜
野선 마후보 합의된 인물로 판단
崔 “김 여사 특검 수사 규모 과도
내란특검 국방 등 기밀 누설 위험”
쌍특검 위헌 요소 조목조목 설명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쌍특검법(내란·김건희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여당이 반대해온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국회가 추천한 3명의 헌재 후보자 중 2명만 임명한 것을 두고는 최 권한대행의 정치적 고심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 권한대행은 31일 국무회의를 오후 4시30분에 개최했다.
당초 쌍특검법의 재의요구 마감시한이 다가오면서 이날 재의요구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고됐다.
다만 전임 한덕수 국무총리가 양곡관리법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헌재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을 미루면서 결국 야당에 의해 탄핵된 것을 지켜본 최 권한대행이 나름의 정치적 고려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국무회의서 재판관 임명 발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정계선, 조한창 헌법재판관 임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최 권한대행은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선 여야 합의를 요청하며 임명을 보류했다.
뉴시스 |
실제 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전례에 비해 과도한 수사 규모와 수사 기간에도 개선이 없었으며, 수사 대상은 이전 특검법보다 오히려 대폭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내란특검법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에서조차 군사 공무, 업무상 비밀의 보호를 주요한 가치로 여겨 이를 침해하지 않도록 압수수색 등의 제한을 두고 있는데, 이번 특검 법안은 이러한 보호 장치를 배제하여 국방, 외교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개인의 기본권이 침해될 우려 또한 높다”고 말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윤석열정부가 그동안 거부권을 행사해온 논리와 자신도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에 반대 의사를 피력하지 않았던 특검법인 만큼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내란특검법도 이와 같은 기조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예상과 달리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의외의 한 수였다.
특히 국회가 추천한 3명 중 2명의 후보만 임명한 것을 두고는 향후 정치적 파장도 예상된다.
최 권한대행은 헌재 후보 임명 이유에 대해선 국가적 위기와 경제적 이유를 강조했다.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중 정계선 후보자(사진 왼쪽)와 조한창 후보자(사진 오른쪽) 2명을 임명했다.
연합뉴스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그는 “2024년 말 환율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인 1470원까지 상승했으며, 주요 외신, 해외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 시 대규모 자본 유출과 신용 등급 하락을 경고하고 있다”며 “부디 헌법재판관 임명을 계기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털고 2025년 새해에는 사고 수습과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정이 함께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길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다만 최 권한대행이 세 명의 후보 중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임명을 보류했지만, 야당에선 마 후보자가 이미 여야 합의가 완료된 인물이라고 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국회는 헌법재판관 9명 중 국회 추천 몫 3명이 지난 10월17일 임기를 마쳐 공석이 됐는데도 임명을 미룬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여야가 한 명씩 추천하고 여야 합의로 한 명을 추천하는 것이 오랜 관례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다수당인 만큼 2명을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맞부딪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재 공백’ 사태가 지속되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여야는 물밑협상을 거쳐 민주당이 2명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민주당에서 강행하면 별수 없는 문제라 당시엔 야당 2명, 여당 1명을 임명하기로 합의하고, 여당에서 추진하는 인구전략부 신설 등을 협상하려 했다”며 “하지만 비상계엄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조병욱·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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