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러라고 리조트 급습 문서기록 압수
트럼프 “금고까지 열어… 나라 암흑기”
공화당 “법무부가 정치화”반발… 파장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압수수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플로리다 팜비치의 아름다운 집 마러라고가 FBI 요원들에게 포위, 급습, 점령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라의 암흑기다”라며 “미국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전예고 없던 압수수색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 자택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기밀자료 무단 반출 혐의 등으로 연방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FBI가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강제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FBI가 이날 아침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급습해 몇 시간에 걸쳐 문서 기록을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압수수색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8일(현지시간) 자동소총을 든 경호요원들이 밴으로 입구를 차단한 채 지키고 있다.
팜비치=AP연합뉴스 |
트럼프 전 대통령은 FBI가 자신의 금고까지 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공격은 붕괴한 제3세계 국가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면서 “나의 2024년 대선 출마를 간절하게 저지하고 싶은 급진좌파 민주당원의 공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힐러리 클린턴(전 국무장관)은 3만3000건의 (개인 계정) 이메일을 삭제하는 것이 허락됐다”며 “(힐러리는) 심지어 백악관에서 골동품 가구와 다른 물품들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폭력 사태를 조사한 하원 1·6폭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록물 일부가 훼손되고, 일부는 마러라고 리조트로 반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15개 분량의 반출자료에는 국가기밀 정보로 표시된 문서도 포함됐다.
특히 ‘러브레터’로 불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도 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검찰은 이미 지난 5월부터 자료 반출의 고의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증거수집에 나섰다.
 | | 마러라고 리조트 전경. 팜비치=AP연합뉴스 |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출 기록물을 일상적이고 정례적인 과정을 통해 넘겨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압수수색에 대해 “(대통령 기록물을 관리하는) 국가기록관리청은 아버지가 문건을 실제로 가졌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건이 담긴 상자가 마러라고로 옮겨진 경위에 대해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입주를 준비하던 날 6시간 만에 백악관에서 나오면서 당시 옮기던 박스 중에 포함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버지는 항상 신문을 스크랩했다.
그것이 퇴임할 때쯤엔 몇 박스가 됐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전직 대통령 소유 주택에 대한 이례적인 압수수색에 반발하고 나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 “법무부의 정치화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부처에 대한 감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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