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6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붙은 매매·전세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내어주지 않는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늘고 있다.
보증사고 규모는 지난해 연간 4조3000억원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터진 사고액이 전년 동기 대비 80%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4354억원, 사고 건수는 6593건이다.
월별로 보면 1월 2927억원, 2월 6489억원, 3월 4938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 보증사고 규모는 작년 1분기의 7973억원보다 80.0%(6381억원↑)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세보증 사고액은 작년 규모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
지난해 사고액은 4조3347억원, 사고 건수는 1만9350건이었는데 세입자 2만명가량이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지 못해 HUG에 대신 돌려달라고 청구한 것이다.
 | |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북부지사의 모습. 뉴시스 |
전세사기와 역전세 여파에 따른 전세 보증사고가 이어지면서 보증보험을 취급하는 공기업인 HUG의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
집값이 정점이던 2021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한 2022년 4분기 전까지 체결된 임대차 계약의 만기가 계속해서 돌아오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평균 전셋값은 1억6868만원으로 2년 전 3월보다 6.8% 낮다.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도 3월 기준 3억7313만원으로 2년 전보다 16.9% 낮다.
HUG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2022년 4087억원 순손실을 본 데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1993년 HUG 설립 이후 최대 적자다.
HUG는 대위변제 후 보증 사고가 발생한 주택을 매각하거나 경매에 부쳐 돈을 회수한다.
하지만 현재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서 보증 사고 주택을 적정 가격에 매각하기 어려운 데다, 경매에 넘겨도 평균 70∼80%가량만 회수할 수 있어 보증사고가 대거 발생할 경우 조단위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21대 국회가 임기가 끝나는 내달 말까지 국회 본회의를 열어 전세사기 특별법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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