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만 있다고 좋은 여행지는 아니다.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교통, 숙박 등 인프라와 치안, 서비스 인력들의 친절함, 가격 등 여행을 위해서 고려해야 할 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중 한 가지만 부족해도 즐거워야 할 여행이 최악의 경험이 될 수 있다.
 | | 미국 뉴욕 거리를 걷고 있는 관광객들. AP연합뉴스 |
그렇기에 조금 다른 관점에서 여행지를 살펴봐야 할 필요도 있다.
미국 CNN방송은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선정한 ‘최고의 여행지’ 10곳을 보도했다.
WEF는 전세계 각국의 정계, 관계, 재계 유력인사와 언론인, 경제학자 등이 매년 1월 스위스의 고급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여는 회의다.
아무래도 경제를 주제로 여는 회의라 이곳에서 발표되는 다양한 연구결과도 경제와 연관이 돼 있다.
이번 순위도 여행지의 아름다움이 아닌 여행지의 인프라, 가격, 노동가용성, 지속가능성 등 광범위한 기준을 반영했다.
생소한 기준들이 많지만 여행지의 가치를 따질 때 중요한 내용들이 많아 여행지 선정에 참고할만하다.
미국이 1위에 올랐다.
WEF가 발간한 관련 보고서는 미국이 ‘성숙한 관광 시장’으로 도시를 연결하는 항공 노선과 투어 가이드, 렌터카, 호텔 객실, 여행정보 현장지원 등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한 인프라가 이미 대부분 갖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립공원부터 대도시, 해변에 이르기까지 여행객을 위한 다양한 관광 상품이 존재한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토가 넓어 관광객이 일부 지역에 몰리는 일이 적다는 점도 최고 평가를 받는 데에 기여했다.
다만, 미국 관광에 대한 잠재적 경고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 속 서비스업계를 떠난 인력이 많은 관계로 미국이 앞으로도 상당시간 관광 노동력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는 미국 여행시 과거에 비해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지 못할 여지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 | 스페인 바르셀로나 관광명소 사그라다 파밀리아성당. AP연합뉴스 |
이후 이어진 순위에서 6개의 유럽 국가가 포함됐으며 이중 스페인이 가장 높은 2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유럽을 “지역 내 여행 흐름이 강한 회복력 있는 여행지”라고 부르며 특히 철도 연결성에서 높은 점수를 주었다.
국가간 이동조차도 항공이 아닌 철도를 이용할수 있는 편의성으로 유럽대륙 국가 상당수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또한, 경제가 탄탄하고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여행지로 평가했다.
다만, 유럽은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영향이 부정적 요소로 지적됐다.
이미 유럽 내 다수 국가가 밀려드는 관광객 문제로 몸살을 앓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책을 시행 중이다.
CNN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도심에 유람선을 띄우지 않기로 결정했고, 카나리아 제도 주민들은 과잉관광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와 단식 투쟁까지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탈리아도 베네치아가 관광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는 등 번성하는 관광 시장과 지역 사회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대책이 강화될수록 여행에는 불편한 요소가 추가될 수밖에 없다.
이밖에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전통의 관광대국 중 하나인 호주가 5위에 올랐다.
아시아에서는 최근 엔화 약세 영향 속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일본이 3위에 올랐다.
중국은 8위에 올랐는데 미국처럼 넓은 국토로 인해 관광객 분산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3월 아일랜드, 스위스, 네덜란드 등 다수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비자요건을 완화해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평가에 좋은 영향을 주었다.
◆WEF가 선정한 ‘여행하기 좋은 나라 톱10’
1. 미국
2. 스페인
3. 일본
4. 프랑스
5. 호주
6. 독일
7. 영국
8. 중국
9. 이탈리아
10. 스위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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