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에 시달리던 40대 장학사가 숨진 채 발견(세계일보 7월 2일 보도)된 사건과 관련, 부산교육청이 해당 민원인을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내부형 교장 공모제’ 재지정 탈락 관련, 반복·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한 A학교 교장을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4일 밝혔다.
부산교육청은 장학사 B씨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통해 B씨의 사망과 A학교 교장 공모제 지정 관련 민원 사이 인과관계 및 개연성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조사 결과, 부산교육청의 A학교 교장공모제 재지정 탈락 결정은 관련 법령과 정당한 절차에 따라 하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A학교장은 교장 공모제 재지정 탈락 관련 민원을 반복·지속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학사 B씨는 A학교 교장공모제 재지정 탈락 결정 이후, 약 한 달 동안 총 33건에 달하는 국민신문고 민원에 시달렸다.
또 A학교장은 수차례 공문을 보내 지속적으로 교장 공모제 재지정 탈락 과정과 철회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특히 A학교장은 6차례에 걸쳐 교육청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항의하면서 해명 답변을 요구하고, 4차례에 걸쳐 직접 교육청을 찾아와 폭언과 삿대질 등 고압적인 태도로 항의하면서 B씨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모멸감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교육청은 B씨가 동료들에게 관련 민원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힘들다고 토로한 점과 국민신문고에 제기된 민원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여러 사람이 민원을 올려 답변을 요구했다는 점이 B씨 사망사건과 연계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부산교육청은 △B씨가 사적으로 관련 민원을 받았는지에 대한 사실관계 및 실체 파악 △국민신문고 민원 제기 과정에서 특정인의 지시와 선동 여부 △학부모 투표 과정의 적정성 여부 등을 확인해 달라고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부산교육청은 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한다.
변호사·노조 대표 등 민원 관련 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악성 민원 선제 대응 T/F팀’을 꾸려 악성 민원 발생 초기 단계부터 직원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하윤수 부산교육감은 “유명을 달리한 장학사에 대해 조속히 순직 절차를 진행하겠다”면서 “악성 민원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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