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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에 주의해달라’는 쪽지를 자신의 집 현관문에 붙인 이웃의 집에 찾아가 문을 열라고 소리치며 현관문을 두드리고, 잡아당기는 범행을 저지른 80대가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연합뉴스는 12일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의 판결을 보도했다.
이날 법원은 주거침입미수 혐의로 기소된 A(83)씨에게 벌금 1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가 기간이 지나면 면소(공소권이 사라져 기소되지 않음)된 것으로 간주하는 판결이다.
A씨는 지난해 4월 29일 오후 9시 15분쯤 강원 춘천시에 있는 B 씨(29·여)의 집 앞 출입문에서 “문 열어봐, 이 X들아”, “내가 여기 밤새도록 있을 거야”, “안 열어주기만 해봐. 문 열어주기 전엔 안 내려가”라고 소리치며 주먹으로 현관문을 여러 차례 두드리고, 현관문 손잡이를 잡아당기며 주거에 침입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그는 B씨가 자기 집 출입문에 '소음에 주의해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붙인 것에 화가 나 이 같이 범행했다.
이후 벌금형 약식명령에 불복한 A씨는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점, 초범으로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A 씨에 대한 벌금형(150만원) 선고 유예 판결을 했다.
앞서 KBS는 최근 10년간 이웃 사이 소음 갈등으로 촉발된 살인 사건 판결문을 전수 조사한 결과, 모두 22명이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피해자가 위독했던 경우를 더하면 희생자는 35명까지 늘어난다.
소음 분쟁 살인 사건의 72%는 범행 전 피해자와 가해자의 갈등이 석 달 이상 이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골든 타임 안 공권력이나 행정당국의 적극적 개입이 최악의 사태를 막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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