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신고자가 제공한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정집의 도박 사이트 모니터(왼쪽)와 폐쇄회로(CC)TV 모니터(오른쪽) 사진. 연합뉴스 |
한 시민이 가정집에서 인터넷 도박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고 추정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의 미숙한 대응으로 혐의자들을 놓친 일이 발생했다.
지난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제보자 A씨는 며칠 전 구로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인터넷 도박 사이트가 운영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주택 안 대형 컴퓨터 모니터 4대에 이른바 ‘파워볼’이라는 도박게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창문 밖에는 벽돌담을 쌓아 막아놓았고, 집 주변의 폐쇄회로(CC)TV는 별도 모니터를 통해 주변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었다.
도박 사이트는 중국 교포들이 한국인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하면서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이 집 주변의 CCTV를 실시간으로 살피고 있으니 경찰차를 보이지 않는 곳에 세워두고 제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조사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A씨의 당부에도 평소대로 출동한 경찰은 주택의 문을 두드렸고,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그냥 발길을 돌렸다고 알려졌다.
A씨는 “경찰이 ‘출동한 주택에 아무도 없었고, 문도 열어주지 않더라’고 신고 결과를 전해주었다”며 “사복을 입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니 그럼 어떻게 하냐는 답변을 들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이어 “경찰이 출동하기 전 관련 사진들을 보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경찰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며 “주택 안 CCTV 모니터의 화면이 여러 번 넘어가는 것을 보아 집 주변에 많이 설치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에게 사과했다.
앞으로 직원들 교육을 잘해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도박 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종결 처리했지만, 신고자의 사진을 보니 도박 사이트가 운영되는 것으로 보여 재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어 “향후 조사에서는 사복을 입고 불시에 찾아가겠다”며 “경찰서 내 관련 부서에 범죄 첩보를 통보하고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해 수사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임미소 온라인 뉴스 기자 miso394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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