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못내 압류통지서 받아
체납 세금보다 후순위 세입자
2억∼3억대 전세금 날릴 위기
집주인 등 상대 단체 고소 나서
 | | 사진=뉴스1 |
서울에 빌라 약 400채를 가진 임대사업자가 세금 체납으로 모든 주택을 압류당하게 되면서 세입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중랑구 임대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올해 3월 기준으로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등을 서울에 395채, 경기 의정부에 3채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A씨가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세무당국은 이들 주택을 모두 압류하기로 했다.
해당 주택의 세입자 B씨가 지난달 서울의 한 세무서로부터 받은 압류통지서에 따르면 A씨가 지난해 미납한 종합부동산세는 약 36억원이었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A씨가 국세를 체납해 보유 주택을 포함한 모든 재산을 압류 조치했다고 확인하면서 “구체적인 체납 액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이 작거나 거의 같을 때 소액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를 수백 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주택이 모두 압류되면서 체납된 세금보다 후순위에 놓인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현재 A씨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세입자 70여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채팅방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의 보증금 피해액은 각각 2억∼3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계산하면 현재까지 피해액만 175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게다가 이씨의 보유 주택이 400채에 가까운 것을 고려하면 아직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세입자들도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은 주택 압류 사실을 통보받고 경위를 파악하려 A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A는 연락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모임을 주도하는 C씨는 지난달 22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A씨와 건축주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다음 주 고소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다른 피해자들도 단체로 형사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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