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화 받고 나서야 범행 일부 시인” “경찰, 살인 고의 여부 반드시 확인해야”
 |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1학년 남학생 A(20)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같은 학교 남학생 A씨(20)가 사건 현장에 휴대전화를 두고 간 것에 대해 형사법 전문가는 “화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위원는 18일 YTN 인터뷰에서 “(피해자의 추락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놓고 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해자는 자수한 게 아니다.
경찰이 (현장에) 휴대전화가 있으니 확인 전화를 했고 A씨가 받은 것이고 그때야 범행 일부를 시인한 것”이라며 “경찰이 먼저 연락했다”고 짚었다.
이어 “피해자의 여러 가지 옷가지를 피해 현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두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증거인멸”이라며 “범행 후 정황도 양형 사유에 판단될 수 있기 때문에 분명히 가중되는 양형 참작 사유”라고 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에 있는 5층짜리 건물에서 지인인 20대 여성 B씨를 성폭행한 뒤 3층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준강간치사)로 17일 구속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건물에서 떨어져 숨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B씨를 밀지 않았다”며 고의성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강간치사는 피해자가 항거 불가능하거나 심신미약인 상태에서 성폭행 등으로 피해자를 숨지게 한 것을 뜻한다.
이 경우 강간치사와 같이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지만, 강간살인의 경우 무기징역 또는 사형에 처한다.
 | 18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 ‘인하대생 성폭행 추락사’ 피해자를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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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하고 있는 경찰은 A씨가 B씨를 고의로 창문 밖으로 떨어뜨린 것이 확인되면 살인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 A씨가 살인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경찰은 B씨 추락 과정에 대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살인 혐의 입증을 위한 추가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승 연구위원은 “(경찰이) 준강간치사로 영장은 청구했지만 이건 공소장 변경 제도를 통해서 언제든지 준강간살인으로 바뀔 수 있다”며 “정확한 명칭은 강간살인인데, 이건 경찰이 반드시 찾아서 살인의 고의가 있는지 없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특히 승 연구위원은 “A씨가 B씨와 술을 마신 뒤 ‘데려다주겠다’면서 학교로 간 데 대해 “계획적으로 이러한 범죄를 하지 않았을까, 이 부분을 (경찰이) 반드시 찾아봐야 한다”며 “범죄에서 형량을 올릴 수 있는 가중 양형인자의 가장 대표적인 게 계획적 범죄”라고 했다.
그는 또 “(A씨가) 어떠한 의도로 술을 먹었고 왜 데려다준다고 하고는 학교로 갔는지 이 모든 것을 열어놓고 수사를 한다면, 만약에 그게 살인죄로 바뀐다면 아직까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법정 최고형을 받아야 할 범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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