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 입니다.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지난 3월 대선 직후 여성시대, 더쿠 등 진보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부살인을 모의하는 게시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필리핀 청부 살인 의뢰하면 안 되나’ , ‘5월 9일(대통령 취임) 전에 청부살인 고용하고 싶다’는 등 암살을 모의하고 비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내용이 있었다.

‘청부살인’ 게시글이 확산하자 일부 시민들은 직접 수사기관에 신고했고 경찰은 작성자들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내사가 시작된 지 5개월이 넘었지만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금껏 해결을 못하고 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달 초 "윤석열을 살해하려 화염병을 만들었다"는 글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게시자를 추적하고 있지만 성과를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3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까지 집계된 온라인 게시글 관련 수사는 7건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1건은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한 상태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 테러 글 수사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들은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라면서도 "해외 IP이므로 특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경찰서와 성동경찰서도 각각 김건희 여사의 3000만원 명품 쇼핑 목격담 글, 윤 대통령 죽을 확률 99.9% 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테러 글 외에도 ‘마약을 하자’는 범죄 공모 글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 21일 오후 4시 30분께 '마약을 하자'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3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해 수사 중이다.
수사 경찰은 게시자를 특정하는 데 힘들다고 말한다.
폭행, 살인 등과 달리 눈에 보이는 현장이 아닌 데다 해외 IP등은 추적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 윤 대통령 협박 글은 IP 추적 결과, 동남아 서버에서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관련 통계 등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이나 중국의 위챗 등의 SNS는 자발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강제수사에 나설 수 없는 구조"라며 "영장의 효력은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회사에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사 경찰 역시 "가입 시부터 이메일 인증만으로 가입이 되는 사이트는 인적 사항을 특정할 수 없어 수사가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협박 글 자체가 실제로 공포감을 느끼게 했는지 여부는 논란이 될 수 있다"라면서도 "다만 사건 발생 개연성이 있거나 상당히 구체적인 경우에는 외포심(공포심)을 느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해외 공조 수사가 어려운 점을 감안했을 때 패턴 분석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국가별로 범죄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개별 사건에 대해 수사 협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경찰이 최소한 허위 글, 테러 글 등 온라인 게시글에 대한 패턴을 분석해 데이터로 축적하는 것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