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광화문 복원에 쓰이던 소나무 4그루 개인 창고에 보관
검찰 조사에서 “고급 나무가 아까워 은닉했다” 진술
검찰, 2016년 당시 “경제적 이득 없고 공사 원만히 마무리된 점 고려했다”며 벌금형에 약식 기소
 | | 최근 국가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 보유자 지정이 해제된 신응수 대목장. 연합뉴스 |
광화문 복원 과정에서 재료였던 희귀 소나무를 은닉한 혐의로 기소됐던 신응수(80) 대목장(大木匠)의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자격이 박탈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2월4일 홈페이지에 게재된 행정정보 고시 제2022-13호를 통해 신씨의 기·예능 보유자 인정을 해제한다고 고지했다.
이에 따라 신씨는 1991년 국가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 보유자로 인정된 후 31년만에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신씨의 보유자 해제로 대목은 전흥수(충남)·최기영(서울) 보유자와 김종양(경기) 전승교육사에 의해서만 보유 및 전승되게 됐다.
신씨는 지난 2008년 3월 서울 종로구의 광화문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조달한 최고 품질의 소나무(금강송) 26그루 중 4그루를 자신의 목재 창고에 보관한 혐의로 6년 후인 2014년 경찰 조사를 받고, 2016년에 약식 기소됐었다.
당시 신씨가 임의로 보관한 이 4그루의 나무는 궁궐 복원 공사 등에 사용되는 직경 70㎝의 대경목(大莖木)이었다.
그는 창고에 가져간 소나무 대신 자신이 소유하던 다른 나무로 작업을 마무리했다.
최초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신씨는 “목재의 재질이 좋지 않아 버리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신씨가 보관한 소나무가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상태로 보관돼온 사실을 확인한 후 그를 재차 심문했다.
신씨는 결국 검찰 조사에서 “구하기 어려운 대경목을 잘라 단목으로 쓰는 것이 아까워 궁궐 기둥 복원 등 다른 적합한 작업에 사용하기 위해 빼돌렸다”고 자백했다.
당시 검찰은 신씨가 소나무를 횡령한 것은 맞지만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는 아니었으며, 그가 광화문 복원 작업에 사용한 나무 역시 우량목이었던 만큼 공사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은 점을 고려해 신씨를 벌금형에 약식 기소했었다.
1·2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은 신씨는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면서 형이 확정됐고, 문화재청은 현행법에 근거해 신씨의 대목 보유 지정을 해제했다.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에서는 무형문화재의 보유자나 전승교육사가 벌금·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그 인정을 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