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사, 육대전에 중대장·소대장에게 들은 막말·부적절한 행동 폭로
“병사들 한사람의 인격체로 안 봐…부대, 제대로된 조치 없이 무마”
부대측 “감찰조사 통해 해당 간부 언행 확인…법규·절차따라 조치”
 | | 게티이미지뱅크 |
군부대 간부가 장병 인격을 무시하는 등의 막말과 부적절한 행동을 일삼은 것에 대해 육군 병사가 부대측에 알렸지만, 이를 부대측이 별다른 조치 없이 무마했다는 제보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부대 중대장은 외국에서 오래 살다온 병사에게 한국에 집이 없냐며 주변에 병사들에게 웃으며 “한국인인데 한국에 집이 없단다”라는 식으로 비웃듯이 말하는가하면 불면증·우울증이 있는 병사에게 “본인의 탓”이라는 식으로 말했고, 한 소대장은 전라도에 사는 병사에게 “거기 외국 아니냐”라는 식의 발언 등을 했다.
이 같은 제보가 나오자 해당 부대는 “감찰조사를 통해 해당 간부의 부적절한 언행을 확인하고,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조치했다”고 밝혔다.
자신을 1군지사 예하부대에서 근무 중인 병사라고 밝힌 제보자 A씨는 22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A씨는 “병사들을 한 사람의 인격체로 보지 않는 지휘관”이라면서 중대장과 소대장으로부터 들었던 막말과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전했다.
A씨에 따르면 ▲행정반에 있는 플라스틱 막대로 병사들 위협하는 척함 ▲외국에서 오래 살고 온 병사에게 ‘한국인인데 한국에 집이 없단다’며 비웃음 ▲한 병사에게 포상을 눈에 띄게 많이 줘서 병사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언제 차별·편애를 했냐’고 비꼼 ▲불면증·우울증이 있는 병사에게 ‘원래 그런 건 없는 것이다.
본인 탓’이라고 말함 등을 했다.
또한 ▲약속이 있어 교육 시간을 바꾸려는 주무관에게 병사들이 모여 있는 행정반에서 ‘싸가지가 없네, 우리 중대로 안 받아야겠다’ 뒷담화 ▲소대장이 전기톱으로 작업을 하다가 다리를 다치자 ‘장교가 돼서 왜 다치냐’ 뒷담화 ▲육아 때문에 빠른 출·퇴근을 하는 주무관에 대해 ‘쓸모없다’는 식으로 말함 등을 했다.
 | | 게티이미지뱅크 |
이와 함께 ▲전역 2주 남은 병장에게 ‘머리 자르기 싫으면 만창 가라’ 협박 ▲병사들을 괴롭히던 한 병사가 전출가자 ‘내가 가해자도 전출 보내줬는데 이렇게 밖에 못하냐’는 식으로 자기가 조치한 것처럼 말함 등이다.
A씨는 “이런 중대장 밑에 있는 중대 간부들도 안 좋은 언행들로 병사들에게 상처를 준다”면서 “한 소대장은 전라도 출신 병사에게 ‘거기 외국 아니냐’ 식의 발언을 했고, 방독면 훈련 때 방독면을 안쓰고 교육하는 소대장에게 ‘소대장님은 방독면 안 쓰십니까'라고 묻는 병사에게 ’불만 있으면 니가 간부 해‘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대에서는 (마음의 편지에 대해) 제대로된 조치도 하지 않고 구두 경고로 무마시킨다”면서 “어차피 이렇게 긴 글을 올린다고 해도 제대로 처벌이 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병사가 군대에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기 때문에 병사들을 한 사람의 인격체로 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부대측은 입장문을 통해 “감찰조사를 통해 해당 간부의 부적절한 언행을 확인하고,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조치했다”고 알렸다.
또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장병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간부교육을 강화하고 보다 세심한 지휘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