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급 축소 우려에 급등
가격지표 TTF 선물가 10%나 급등
㎿h당 321.41유로… 24유로 차이
천연가스 부국 호주도 수출 축소 검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러시아의 공급축소 우려로 급등하면서 역대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천연가스교역센터(소유권양도시설·TTF) 선물가격은 전날 대비 10.02% 급등하며 메가와트시(㎿h)당 321.41유로(약 42만8000원)로 거래를 마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345유로)에 육박했다.
 | |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의 간판. EPA연합뉴스 |
겨울을 앞두고 고조되는 가스대란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 등 국제 정세가 연쇄적인 영향을 미쳤다.
공급 부족에 전력 사용 등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가스 수급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자 보복성으로 유럽 내 가스 공급을 줄여왔다.
오는 31일∼다음달 2일 유럽행 가스관을 아예 걸어 잠그겠다고 예고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에 러시아에서 가스를 수입하던 유럽 국가들은 아시아 국가들의 천연가스 수입처를 넘보게 됐다.
국제적인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으로선 천연가스 도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올해 6월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 천연가스 수출 터미널에서 발생한 화재도 공급난을 부추겼다.
이 시설은 미국 LNG 수출의 17%를 처리하는데, 수출물량 중 80%를 유럽에 공급한다.
미국에선 러시아 정보기관 해커 조직이 가스시설 안전통제에 사이버 공격을 가한 게 원인이 됐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가스 수급 우려에 세계 각국에선 에너지 보호주의가 확산하는 추세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유럽 가스공급 감축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가스 소비량을 15% 감축하는 비상계획을 지난달 승인했다.
천연가스 부국인 호주도 수출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서의 수요 증가로 내수용 가스 재고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천연가스를 장기계약으로 구매하는 한국이나 일본 등 수입국엔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지만, 천연가스 가격 자체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내부적으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등 천연가스 비축량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천연가스 공급량이 줄고 있는 데 반해 전력 수요 변화에 기민한 대응이 가능한 천연가스 발전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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