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또다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예고했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6월과 7월 두 차례 연속 단행한 연준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다시 0.75%포인트를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EPA연합뉴스 |
파월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발표 뒤 기자회견에서 했던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월 9.1%에서 지난달 8.5%로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 수준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는 27일 오후 7시 현재 연준이 다음 달 FOMC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39%,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61%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약 8분50초의 연설 동안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45차례나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단 한 번의 월간 (물가지표) 개선만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물가 안정은 연준의 책임이자 경제의 기반 역할을 한다.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물가상승률을 우리의 2%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에 초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까지 의도적으로 (통화) 정책 스탠스를 가져갈 것”이라면서 “물가 안정을 복원하려면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스탠스 유지가 필요하다.
역사는 (통화) 정책을 조기 완화하면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한다”고도 덧붙였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고 1980년대 초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 초고금리 정책으로 겨우 물가를 잡으면서 많은 희생이 따랐다고 설명하며 당시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1980년대 초 볼커 의장의 인플레이션 억제 성공은 앞서 15년간 물가를 낮추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실패한 뒤에야 나온 것”이라면서 “우리의 목표는 지금 단호하게 행동함으로써 그런 결과를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높은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높은 금리와 느려진 경제 성장, 약해진 노동시장 여건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사이 가계와 기업에도 일정 부분 고통(some pain)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이것은 물가상승률 축소에 따른 불행한 비용이지만, 물가 안정 복원의 실패는 훨씬 더 큰 고통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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