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탐사 ‘실력차’ 극명
SLS 로켓에 탐사선 10개 탑재
日, 소형 박스 크기 2개 ‘일조’
지구로 데이터 전송·촬영 임무
2021년 우주개발 예산 세계 4위
한국, 21개국 동참 협약에 가입
현재 직접적 참여 부분은 없어
미국 주도로 50여년 만에 인간을 다시 달에 보내는 역사적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에서 일본이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나사(NASA·항공우주국)의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에 탑재된 소형탐사선 10개 중 2개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도쿄대가 공동제작한 것이라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9일 보도했다.
 |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사의 아르테미스 I 로켓이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케네디 우주 센터의 발사대 39-B에 세워져 있다.
AFP연합뉴스 |
오모테나시(OMOTENASHI)와 에클레우스(EQUULEUS)로 명명된 두 소형탐사선(본체 기준)은 가로 10㎝, 세로 20㎝, 높이 30㎝ 크기의 작은 박스 정도다.
일본어로 극진한 대접이라는 뜻의 오모테나시는 달표면 착륙을 목표로 한다.
초소형 탐사선의 달표면 착륙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속도나 위치를 측정하는 장비는 탑재하지 않았지만 충격을 줄이는 완충재를 사용해 제작했다.
신문은 “(오모테나시가 착륙할 때 얻는)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할 계획”이라면서 “성공하면 달에 착륙한 최초의 일본 탐사선이 되며 달표면 탐사의 여지도 한층 확장된다”고 밝혔다.
비행 중 지구나 달 주변의 방사선도 측정할 계획이다.
별자리를 통틀어 두 번째로 작은 조랑말 별자리를 뜻하는 에클레우스는 지구와 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포인트(Lagrangian point)로 향한다.
이곳에서는 적은 연료로도 머물 수 있어 지구에서 달에 물자를 보내는 거점이나 화성을 왕복하는 중계지로 검토되고 있다.
신문은 “(에클레우스가) 이곳에서 플라스마(별 내부, 별들 사이의 공간에 있는 물질의 상태)를 관측하거나 달에 운석이 충돌했을 때의 섬광을 촬영한다”고 했다.
유인우주선 개발 경험이 없는 일본이 아르테미스 계획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은 그간에 이룬 성과 덕분이다.
일본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물품을 보내는 보급선 HTV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등으로 국제적 평가를 받아왔다.
JAXA의 달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이키 가즈토(佐伯和人) 오사카대 교수는 신문에 “무인 우주선이나 탐사선을 제어하는 기술이나 별 표면에 정확히 착륙하는 기술 등이 일본이 기대해 볼 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아르테미스 계획 참여가 일본의 우주탐사 수준을 한층 높일 것이란 기대도 크다.
특히 주목하는 것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장래 일본인 우주비행사의 달표면 도달은 (미국과 일본) 공통의 야심”이라고 명시한 부분이다.
신문은 “나사는 2025년에 3번째 비행을 계획하고 있고 그때 여성 우주인도 선발한다”며 “2025년 착륙 때는 일본인이 포함될 수 없지만 2020년대 후반에는 일본인으로 처음 달표면에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21개국이 이름을 올린 아르테미스 관련 협약에 2021년 10번째로 가입했으나 현재 직접 참여하는 부분은 아직 없다.
이 협약은 우주발사체 등록, 유사시 상호협조, 과학데이터 공개. 우주 쓰레기 처리 등 13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 센터에 있는 나사의 O&C에서 아르테미스 승무원 모듈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UPI연합뉴스 |
2008년 우주기본법 제정, 2017년 ‘우주 비전 2030’ 발표 등을 통해 우주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지난해에는 2040년까지 차세대 우주기 개발 로드맵을 발표해 달 탐사, 통신망 구축, 차세대 로켓 개발, 우주여객기 개발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 우주개발 총예산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미국(0.21%), 러시아(0.2%), 프랑스(0.14%)에 이어 독일과 함께 0.06%를 기록해 세계 4번째다.
우주 시장조사기관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2021년 민간용 우주개발 예산은 23억900만달러(약 3조1000억원)로 역시 세계 4번째로 많았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남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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