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씨가 피해자를 상대로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를 한 부분을 작위로 평가해 기소했다”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서면으로 제출하겠다”
 | |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 피고인 이은혜(31)씨와 공범이자 내연남 조현수(30)씨. 연합뉴스 |
검찰이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 피고인 이은혜(31)씨와 공범이자 내연남 조현수(30)씨의 공소장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이들을 직접살인 혐의로 기소했는데, 간접살인 혐의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30일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조씨의 1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증인신문 시작 전 이 부장판사는 검찰에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기소하지 않고 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기소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불법 행위를 공모했다”라며 “이씨가 피해자를 상대로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를 한 부분을 작위로 평가해 기소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부장판사는 “검찰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공소장 변경도 검토해 달라”면서 “검찰과 피고인 양측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도 염두하고 (증인) 신문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에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서면으로 제출하겠다”라고 답했다.
앞서 검찰은 이씨 등이 수영을 하지 못하는 이씨의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가 계곡 절벽에서 다이빙한 후 구조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했다가, 직접 살해한 상황에 해당하는 ‘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바꿔 기소했다.
통상 ‘작위에 의한 살인’이 유죄로 인정됐을 경우 ‘부작위에 의한 살인’보다 형량이 훨씬 높다.
 | |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 피고인 이은혜(31)씨와 공범이자 내연남 조현수(30)씨. 인천지검 제공 |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군의 한 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윤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한 뒤 구조하지 않아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고, 3개월 후인 같은 해 5월에는 경기 용인시 소재 한 낚시터에 윤씨를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의 사망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2011년 윤씨와 교제를 시작했고 2017년 3월쯤 혼인신고를 했는데, 이후에도 여러 남성과 동거 및 교제하면서 윤씨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착취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와 조씨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잠적했다 4개월 만인 올해 4월1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3호선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한편, 지난 26일 진행된 11차 공판에선 검찰 측 증인으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출석해 이씨를 대상으로 한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에서 기준 점수 25점이 훨씬 넘는 31점이 나왔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당시 이 교수는 “(이씨 검사 결과) 반사회성 등 2개 부분에서는 만점에 해당하는 점수가 나왔다”면서 “(배우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근본적으로 없다”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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