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前 주러대사 인터뷰
“核 개발실험 넘어 실제 운용훈련
우리 군사시설 공격 목표 적시도
美 중간선거 등 상황 변수 가능성
尹, 중·러 대응 고민 부족 아쉬워”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연속 도발은 자신들의 핵능력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면서 핵실험 가능성에 근접하는 것입니다.
”
북핵문제 전문가인 위성락(사진) 전 주러시아 대사는 11일 세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자칭 전술핵 운용부대 군사훈련(지난달 25일∼이달 9일)을 이같이 평가했다.
북한이 남한을 타깃으로 한 핵 투발 수단을 개발한 만큼 조만간 이 무기에 탑재할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 전 대사는 “우리 군사시설을 직접 타격 대상으로 구체 계획을 적시한 이번 도발은 그간의 북한 미사일 실험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한 뒤 대화 국면으로 전환된 (2017년) 6차 핵실험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7차 핵실험 후에도 당분간 강대강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위 전 대사는 다만 북한이 11월 중간선거 등 미 국내 정치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가능성을 닫진 않았다.
―이번 도발이 그간과 다른 점은.
“종래엔 개발 실험이었다.
도출된 데이터를 가지고 개발에 적용해 문제점을 해소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번엔 개발된 미사일을 갖고 핵공격 작전을 운용하는 훈련을 했다.
또 작전의 목표를 우리의 군사시설로 적시해서 발표하고 있다.
이걸 모두 김정은이 직접 지도했다.
”
―북한은 어떤 일정을 갖고 움직이고 있나.
“6차 핵실험까지 진행했던 성과와 단·중·장거리 등 자신들의 핵능력을 파노라마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핵실험은 예견되고 있던 일인데, 현 상황에서 보면 개연성이 더 높아졌다.
지금 전술·전략핵에 관한 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는 것이고, 이 작업을 하고 나서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 등 진전을 시도할 것이다.
”
―한·미·일 연합훈련이 명분인가.
“명분은 명분일 뿐이다.
연합훈련이 아니라고 해도 북한의 일정대로 하는 것이지 그게 아니라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 등의 군사훈련을 지도하며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ㆍ장거리포병부대ㆍ공군비행대의 훈련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밝혔다.
연합뉴스 |
―구체적 시간표를 예측한다면.
“중국 공산당 당대회(이달 16일∼?) 전 굳이 할 필요는 있을까 싶은데 그 이후는 언제라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
―핵실험 이후엔 국면 전환 계기가 있을까.
“6차 핵실험 당시 상당한 도발이 있었지만 북한이 먼저 2018년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계기를 열었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그에 호응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계기가 없다.
북한은 한국 정부가 아니라 미국 정부를 보고 움직인다.
조 바이든 행정부 후반기, 미 대선 전까지는 움직일 계기가 없다.
당분간은 북한은 계속 도발을 하는 쪽으로 갈 것이고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다.
”
―한국 정부의 대응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달 20일) 유엔총회 연설이 아쉽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삐걱거린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거부권을 가진 중·러와 미국의 대립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 무력화가 올해 들어 부쩍 늘었다.
이 문제를 지적할 기회를 왜 놓쳤는지 모르겠다.
북한 도발에 적절한 수준의 대응은 있어야 하지만, 확증편향만을 할 순 없다.
이와 함께 미국과의 대립으로 북핵문제 ‘스포일러’가 되고 있는 중·러에 대응할 좌표에 대한 고민이 없다.
”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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