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위협 고조 속 나토 ‘핵억지연습’ 돌입
14개국 항공기 60대 참여
美 전략폭격기도 훈련 참가
CNN “러 10월 말 핵훈련”
美 안보보좌관 “러 전술핵 사용도
엄연한 핵무기 동원” 재차 강조
우크라 키이우 폭발사고 잇따라
대통령실 “러의 자폭 드론” 주장
WP “이란, 지대지 미사일 공급”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핵 위협에 나서며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17일(현지시간)부터 연례 핵억지 연습에 돌입했다.
나토 홈페이지에 따르면 나토 14개국은 17∼30일 핵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을 실시한다.
스테드패스트 눈은 핵전쟁 시나리오 등을 가정해 진행하는 연례연합훈련이다.
올해는 벨기에 주관으로 14개국, 항공기 총 60대가 참가한다.
나토는 4, 5세대 최신예 전투기를 포함해 정찰기와 급유기 등도 참가 전력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폭격기도 훈련에 참여한다.
 | |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 미 공군 제공 |
나토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복수의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가 참가한다”며 “올해는 미국 노스다코타주 마이놋 공군기지에서 날아온다”고 했다.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탄도미사일발사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대표적 전략자산이다.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비행하며 단독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최대 항속거리는 1만6000㎞에 달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오래전 계획된 훈련을 취소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면서 “강력한 군사력이 러시아와 모든 종류의 긴장 고조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CNN방송은 러시아가 이달 말 핵전쟁 훈련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매년 대규모 핵전쟁 훈련인 그롬(Grom)을 실시한다.
고위 국방 관리는 CNN에 “우리는 러시아의 핵 레토릭(미사여구)과,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에 이 훈련(그롬)을 계속하기로 한 결정은 무책임하다고 믿는다”며 “미국과 동맹국을 압박하기 위해 핵무기를 휘두르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 CNN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는 우크라이나에 무슨 핵무기를 사용해도 차이를 두지 않고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자폭 드론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건물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키이우 중심가에서 2~3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이 공격으로 주택 여러 채가 파손됐다.
키이우=AP연합뉴스 |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흑해에서 전술핵을 사용해 작은 목표물을 제거하거나 폭파하는 경우를 광범위한 핵무기 공격과 다르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건 엄연히 핵무기를 동원한 것”이라며 “우리는 살라미 전술 같은 걸 쓰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해 단계적 조치가 아닌 한 번에 대대적인 대응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의 핵 사용 가능성에 대해 중국도 단호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관점에서 볼 때 나토 동맹국과 파트너국, 그리고 중국, 인도와 같은 책임 있는 국가들과 협력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매우 분명하고 결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미국의 의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17일 수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키이우 중심가에서 2∼3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당국은 이날 공격으로 주택 여러 채가 파손됐으며, 구조대가 현장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날 공격으로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 | 17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공격을 수 초 앞두고 촬영된 드론의 사진. AFP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번 폭발이 자폭 드론(무인기) 공격에 따른 것이며, 수차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의 배후로는 러시아를 지목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는 이런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는 그들의 절박함을 보여줄 뿐”이라고 했다.
서방은 러시아가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사일 등 무기 고갈에 직면하자 이란에서 자폭 드론을 포함한 무기를 들여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6일에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30곳이 러시아군 공격을 받았다.
자포리자 인근 민간인 마을을 겨냥한 공습으로 학교 2곳이 파괴됐다.
 |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건물들이 자폭 드론 공격을 받은 후 다친 여성이 치료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공격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면서 "이는 그들의 절박함을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키이우=AP연합뉴스 |
러시아군은 이란제 자폭 드론·미사일 증강과 함께 벨라루스에 새로 창설하는 연합군 병력을 파견하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이 러시아에 자폭 드론과 함께 처음으로 지대지 미사일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탄도미사일 파테흐(Fateh)-110과 졸파가르(Zolfaghar)가 첫 선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각 300㎞와 700㎞다.
러시아가 이란에 주문한 샤헤드-136 2400기도 최소 수백 개가 이미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새로 창설하는 러시아·벨라루스 연합군에 참여할 러시아군 병력 규모는 9000명 미만이며 수일 내 재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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