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열흘째, 구조 작업 계속
“아버지, 밖에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힘내시고 밖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경북 봉화군 재산면의 아연 광산 토사 매몰 사고로 작업자 2명이 고립된 지 열흘째인 4일. 조장인 박모(62)씨의 아들 박근형(42)씨가 갱도에 고립된 아버지가 살아 계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마음속 이야기를 편지에 꾹꾹 눌러 담았다.
그는 “아버지는 생존 확률이 가장 높은 구간에 계실 거로 생각한다”며 “다만 저희가 예상했던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니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 | 봉화 광산에 고립된 박모(62)씨의 아들이 쓴 손편지. 경북소방본부 제공 |
당시 박 조장은 보조 작업자 박모(56)씨와 펄(토사)이 쏟아지는 지점으로부터 70m 안쪽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펄은 30여분 동안 쏟아졌지만 그 때는 작업을 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갱도 안쪽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가족들은 박 조장과 보조 작업자가 쏟아지는 흙더미에 매몰됐을 확률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박 조장은 ‘광산 베테랑’으로 불린다.
이 광산에서만 5년 근무했다.
다른 광산 근무 기간까지 합하면 25년이 넘는다.
심지어 박 조장은 지난 8월29일 이 광산에서 발생한 갱도 붕괴사고 때도 직접 구조활동을 펼쳤다.
 | | 소방 당국이 지하 갱도에 내려보낸 물품. 경북소방본부 제공 |
이날 낚싯줄로 연결해 지하 갱도에 내려보낸 물품은 손편지와 미음, 종합 진통해열제, 식염포도당, 간이용 보온덮개, 음료, 야광스틱 등이다.
구조 당국은 작업자 2명의 생존반응 여부 확인과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당국은 작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지점 2곳 가운데 시추 작업을 하지 않았던 제1 수직갱도와 가까운 쪽에도 추가 천공 작업을 해 생존 반응을 확인한다.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은 막바지 30여ｍ 암석 구간에 광산구조대를 투입하고 있지만 진행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광산 업체 관계자는 “암석으로 갱도를 막아둔 상태다”며 “(언제 갱도 내 구출로를 다 뚫을 수 있을지) 날짜는 장담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화=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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