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강원 양구 폭발 사고로 다친 병사들에 대한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31일 오전 11시쯤 강원 양구군 해안면의 한 육군부대 안보전시관에서 물자 운반 작업을 하던 중 폭발물이 터지면서 발생했다.
당시 작업에 투입됐던 병사 2명은 파편에 다리와 뒤꿈치 등을 다쳐 경기 성남시의 국군수도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확한 조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자신을 폭발 사고가 난 육군 모 사단 예하 부대 병사라고 소개한 A씨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뇌관이 살아있지 않다고 판단된 폭발물을 운반하던 병사 2명이 크게 다쳤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A씨는 "다행히 의무병의 신속 대처로 (피해 병사들의) 상태가 더 악화하지는 않았지만, 병사 중 1명은 발뒤꿈치가 날아가 인공 뼈를 넣고 종아리 살을 붙였다"며 "잘못되면 평생 다리를 절거나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도 있으며, 극단적으로는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제대로 된 조사와 소속 지휘관 등의 사죄와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뇌관이 살아있지 않다고 판단한 폭발물들 모두 뇌관이 살아있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또 다른 젊은 청춘이 '불모지 작전'이라는 위험한 작전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책임 간부 등을 포함한 소속 지휘관님들이 반드시 사죄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피해 병사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 마련을 촉구했다.
A씨는 "국가와 안전을 위해 청춘을 바친 이들에게 주어진 보상이라곤 1000만~1500만원의 피해 보상금과 국가유공자 혜택뿐"이라며 "살아갈 날이 많이 청춘에게 이 정도의 보상과 대우라니 정말 안타깝다"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를 대하는 군 내 분위기를 지적하기도 했다.
A씨는 "현재 이태원 참사 등 국가적으로 안타까운 사건과 사고들이 자주 일어나는 상황 속에 부대 내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 등으로 이번 사고를 쉬쉬하자는 분위기이고, 많이 묻히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폭발 사고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로 국민적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부대 측은 치료와 보상 등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가 올린 글에서 부대 측은 "불의의 사고로 다친 장병과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며 "현재 육군 수사단에서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고 그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처리와 안전대책 강구 등 필요한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뢰탐지 등 후속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