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 동림서 미사일 도발 왜?
조업 중인 中어선 몰려있는 지역
中 접경도시와 불과 20㎞거리
북·중 밀월관계 과시 가능성 나와
일각 “中도 제어 못한 것일 수도”
北 기관지 “실전 능력 만천하 각인”
동창리 발사장선 추가 도발 징후
5일 북한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중국 어선들이 몰려 있는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한·미 공중 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북한이 역시 한·미 연합훈련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중국의 양해를 얻어 도발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지속적 대응’을 공언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 중간선거(8일)를 전후해 제7차 핵실험과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中과 사전협의했나… 중국과 가까운 동림에서 왜
6일 군에 따르면 북한은 한·미의 비질런트 스톰 훈련 마지막 날인 5일 오전 11시32분부터 59분까지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SRBM 4발을 발사했다.
동림 지역은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고작 20여㎞ 떨어진 장소로, 북한 내부에서 군사적 요충지이거나 산업이 발전한 지역이 아니다.
북한이 이곳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방향도 중국 어선들이 많은 서해 지역으로, 한·미 훈련에 대한 대응이나 한·미·일에 대해 위협을 가하는 전략적 의미가 높지 않다.
북한이 동림에서 탄도미사일을 쏜 의도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북한은 이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중국과 협의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이 중국과 협의 없이 중국 어선이 많은 지역에, 조업이 활발한 시간대에 탄도미사일을 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의 북·중 밀착 기조를 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등을 계기로 중국과의 밀월관계 및 북한에 대한 중국의 신뢰를 과시하는 측면에서 이 같은 장소와 방향을 선택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장쥔(張軍) 주유엔 중국 대사가 지난 4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규탄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에서 북한의 최근 무력도발의 원인으로 미국 등 관련국들의 말과 행동을 지적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북·중 간 사전 협의가 없었다면 북한의 무차별 도발을 중국조차 제어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방증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北 도발 계속될 듯… 동창리 위성발사장 외벽 해체
5년 만의 대규모 한·미 공중연합훈련 ‘비질런트 스톰’이 5일 모두 종료됐지만, 향후 7차 핵실험이 감행되기까지 북한의 고강도 도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향후 예상되는 행동으로는 7차 핵실험,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위성(장거리 로켓)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추가 발사,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의 미사일 발사와 포사격 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올해 사상 최고의 열병식이 성대히 거행되고 공화국 무력의 군사기술적 강세와 실전 능력을 만천하에 각인시켰으며, 우리 국가의 지위가 불가역적인 것으로 되었다”며 “당이 마련해준 위력한 무기들이 있어 국가발전을 위한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이 끝없이 증대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추가 도발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가 공개한 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 랩스’의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해 평북 철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 내 이동식 건물의 지붕과 외벽 상당 부분이 해체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적 개건·확장’을 지시한 이후 동창리 위성발사장의 공사 동향이 포착돼 왔다.
이곳은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주요 시설로, 최근 실패로 판명난 화성-17형을 추가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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