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 중대본 브리핑
“사고 발생했다고 정확히 인지할 수 없었다”
 | 이일 119대응국장(오른쪽)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중앙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세종=뉴스1 |
소방당국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첫 압사 신고 3분 전 ‘숨 막힌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은 데 대해 “(신고자의) 목소리에 생기가 있어 사고라고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2분 현장에서 걸려온 신고와 관련해 “녹취를 들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숨을 못 쉬겠다는 것이 아니고 평상시 대화처럼 아주 활발하게 생기가 있다”며 “사고가 발생했다고 정확히 인지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2분쯤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서 한 여성이 119에 “이태원(이)죠. 숨이 막혀 가지고”라고 신고해왔다.
이후 여성은 “떨어뜨렸어 (소음) 여보세요”라고 말하고 통화가 중단됐으나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참사 관련 첫 신고 시점 또한 기존의 ‘오후 10시15분’이 아닌 ‘오후10시12분’으로 수정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날 이 국장은 “(참사 당일) 오후 10시15분에 정확하게, 그리고 분명하게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것 같다, 구급차를 출동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신고의 특정 시간은 15분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소방은 또 참사 발생 전 경찰이 두 차례 공동대응을 요청했지만 “구조 활동보다는 교통 통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참사 발생 전 위험이 감지된 112신고 내용 중 2건에 대해 당일 서울소방본부에 공동대응 요청을 했다”며 “해당 신고 접수 시간은 각각 오후 8시33분과 오후 9시”라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신고를 각각 사건 코드 번호 1번(우선 출동)과 0번(최단 시간 내 출동)으로 소방에 알렸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당시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신고자에게 다시 확인한 결과 첫 번째 신고는 현장 교통 통제와 질서 유지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했고, 두 번째 신고는 ‘구급차가 필요하지 않다’고 확인해 경찰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고 종결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소방 3단계까지의 상향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되며 지체됐다는 지적에는 “결과적으로는 그렇지만 그 부분은 현장 지휘관이 현장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부분”이라면서 “인파가 많이 붐비는 상황이라 정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찰과 소방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각 기관별 신속한 대응을 위해 마련된 재난안전통신망을 통해 공조하고 있다.
버튼만 누르면 경찰과 소방, 지방자치단체가 실시간 통화, 빠른 대응이 가능하지만 이번 참사 때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파사고의 문제점을 집중점검한 후 인명 구조가 최우선이라는 원칙하에 현장에서 작동 가능토록 법과 제도, 예산, 행태 등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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