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사고·장애인시위 겹쳐 ‘출근길 대란’
“숨 못 쉬겠다” 등 승객 신고 12건 달해
긴급재난문자도 뒷북… 제때 대처 못해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 열흘도 안 된 7일 지하철 1호선에 승객이 안전사고 위험 수위까지 몰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1호선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되면서 승객들이 “열차가 꽉 차 숨을 못 쉬겠다”고 신고하는 등 출근길 대란이 빚어졌다.
관리 주체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재난문자를 요청하지 않았고, 서울시는 오전 8시27분에야 재난문자를 발송해 ‘뒷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 7일 오전 전날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 여파로 운행에 차질을 빚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승강장이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코레일에 따르면 전날 밤 영등포역에서 일어난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으면서 이날 용산역과 영등포역에 KTX와 일반 열차가 정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서울 지하철 1호선 경인선 급행열차의 구로∼용산 구간이 운행을 멈췄고 다른 구간의 운행도 수십분씩 지연됐다.
여기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 재개로 4·5·8호선도 운행 지연이 빚어졌다.
1호선 구로역은 출근 시간 동안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구로역 승강장 곳곳에서는 경찰관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무리해서 타지 말라”고 외쳐야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 “경찰청이 오늘부터 지하철 혼잡시간인 출퇴근 시간대에 서울교통공사 보안관과 질서유지 안전활동을 실시한다”고 발표한 것이 무색할 만큼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하철 상황이 시민에게 효율적으로 안내되지 않아 혼란이 더 컸다.
지하철 1호선 운행을 관리하는 코레일은 앱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상황을 알렸으나 시민이 쉽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긴급재난문자는 활용하지 않았다.
긴급재난문자는 코레일이 행정안전부에 발송을 요청하면 뿌려지거나 서울시·자치구가 자체 발송 권한을 가진다.
코레일은 행안부에 긴급재난문자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오전 8시19분 소방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에서 발송 요청을 받은 후 오전 8시27분에야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오전 8시13분∼9시 1호선 개봉역, 구로역, 신도림역에서는 경찰과 소방에 “숨을 못 쉬겠다” “사고가 날 것 같다”고 호소하는 승객의 신고 12건이 접수됐다.
외국 출장 중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신속한 수습을 지시하면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코레일은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은아·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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