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표 대장동 비리 사실 인지 여부
정진상 등 상대로 집중 추궁 방침
김용 대선자금 연관 수사도 불가피
鄭·金 혐의 부인… 수사 애로 관측 속
일각 “간접증거 이용해 입증 가능”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공식화한 가운데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등을 상대로 이 대표의 범죄 관여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구속 상태인 정 실장에게 이 대표가 위례·대장동 개발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비리 사실을 인지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가 측근(정진상·김용)의 권한 행사를 알았는지 조사해야 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당연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실장 등 이 대표의 최측근들이 권한과 힘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이 대표와 관련성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왼쪽부터), 이재명 당대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연합뉴스 |
정 실장은 대장동 민간개발업자들로부터 1억4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뿐 아니라 부패방지법 위반, 부정처사 후 수뢰, 증거인멸 교사 등 네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대장동 일당에게 개발 사업상 특혜를 주고 이들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것과 관련,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실장이 27년에 걸쳐 ‘정치적 공동체’를 형성해온 만큼 이 대표가 전반적인 상황을 인지했거나 직간접적인 지시를 했을 것으로 보고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있다.
또 다른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8억원대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서도 이 대표와의 연관성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은 뇌물과 불법 자금 수수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검찰이 대장동 일당의 증언만으로 이 대표를 직접 수사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그러나 위례와 대장동 개발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표에게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가 발표되기 전인 2015년 2월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민간 업자에 수익을 몰아주도록 하는 계획을 승인했다는 대장동 일당의 진술을 확보했다.
법조계에서도 이 대표를 배임 혐의로 기소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대표가 당시 결정권자였던 만큼 지금까지 나온 증거들로도 충분히 배임 혐의 구성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뇌물 혐의 역시 정진상과 김용이 입을 닫더라도 당시 선거캠프 관계자나 제삼자의 입에서 이 대표의 ‘인지 여부’에 관한 진술들이 나온다면 여러 간접증거를 이용해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연합뉴스 |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재판장 양지정)는 이날 오후 정 실장에 대한 구속적부심사 심문을 진행했다.
석방 여부는 심문 종료 후 24시간 이내에 정해진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기한은 24일 0시 이후 만료된다.
김씨 측은 이번 사건으로 구속됐다 석방된 직후 폭로를 이어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와 달리 “재판정 밖에서는 입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종민·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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