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기자실에서 중소기업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경제단체들이 납품대금 연동제(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낸 데 대해 “지난 14년 동안 나서지 않다가 뒤늦게 (반대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논의는 2008년부터 시작됐으나 이제 와서 입법을 앞두고 훼방을 놓는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기자실에서 ‘중소기업 현안 브리핑’을 열고 “다른 경제단체들도 납품단가 연동제를 이미 알고 있고, 법안(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법안 심사 소위원회나 상임위를 통과할 때도 반대 의견을 낸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5개 경제단체는 지난 23일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경제6단체 중 한 곳인 중기중앙회는 이에 반발해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전달하고자 이날 브리핑 자리를 마련했다.
그동안 경제6단체는 정부의 경제정책이나 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왔으나 납품대금 연동제를 두고 갈등을 빚게 됐다.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가 다른 경제단체들과 이견을 갖게 된 데 대해 “경제6단체가 입을 맞출 상황은 아니다”라며 “외톨이가 되더라도 중소기업을 위해서라면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한상의나 무역협회의 경우 회원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이라며 “중소기업들이 납품단가 연동제를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들을 대변하는 공식입장이 맞는가”라고 반문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기자실에서 중소기업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다만 김 회장은 납품대금 연동제가 대중소기업 간 갈등을 유발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원하는 건 대기업이 잘못했을 때 처벌하라는 게 아니다”라며 “대기업과 싸우자는 게 아니라 상생하자는 것이기에 자율적 상생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작동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안에는 위·수탁 기업이 합의하면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이 포함돼 있다”며 “때문에 자율적 상생이 이뤄지면 법에 저촉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갑의 위력에 의해 양 당사자가 합의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독소조항까지 따지면 영원히 대중소기업 간 상생은 없을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에는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하는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사업에는 이전까지 제도 도입에 비협조적이던 건설업체도 포함됐다”며 “시범사업 결과가 상당히 괜찮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납품대금 연동제 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원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민당정 협의체를 만들어 합의했고 야당에서도 의원 전원 서명을 받아 발의했다”며 “여기서도 잘못된다면 정부나 국회에 대한 신뢰도 자체를 의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김경은 기자 gold@aju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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