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조 파업 첫날
“내 의지 아니라 떠밀려 움직여”
출근길 평소대로 운행했지만
이후 배차간격 최대 33분 지연
2일 철도노조까지 파업 앞둬
전국 모든 열차 운행차질 전망
“열차 배차 시간 평소보다 두세배 늦어져 사람은 엄청 많고, 지옥의 퇴근길이었습니다.
”
 |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30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파업은 1∼8호선 기준으로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연합뉴스 |
30일 오후 6시40분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승강장에는 퇴근길에 오른 직장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길게 늘어선 줄은 계단을 지나 개찰구 밖으로까지 이어졌다.
기습 한파로 가뜩이나 두꺼운 옷을 챙겨 입은 시민들은 인파 사이에 끼인 채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간 이날 ‘퇴근 대란’이 일어났다.
출근시간에는 대체인력 투입으로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오후 들어 배차 간격이 길어지면서 퇴근시간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직장인들의 퇴근이 본격화하면서 서울 시내 지하철역 곳곳이 붐비기 시작했다.
승강장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객들의 줄이 평소보다 길었다.
지하철이 지연되면서 일부 역에서는 지하철 도착 정보를 알려주는 전광판에 다음 지하철 위치가 보이지 않았다.
인파에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며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지하철을 타려던 한 시민은 “내 의지로 가는 게 아니라 떠밀려서 움직였다”고 말했다.
안전사고 우려에 2호선 역삼역은 승강장으로 유입되는 인원을 줄이기 위해 개찰구를 일시 폐쇄했고, 역삼역, 약수역 등 인근에는 경찰이 배치됐다.
구로소방서에는 이날 오후 7시 이후 “사람이 너무 많아 통제가 안 된다”는 신고 2건이 신도림역과 대림역에서 들어와 소방대원이 출동했다.
 |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지하철 파업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시 중구 서울역 승강장이 퇴근길을 나선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와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본교섭을 재개했으나 10분 만에 정회 된 상태이다.
서울시는 지하철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해 대채인력을 투입해 출근 시간 평상시 수준으로 정상 운행할 예정이다.
뉴스1 |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전날 임금·단체협약 협상 결렬에 따라 이날 주간 근무가 시작되는 오전 6시30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파업으로 인한 열차 운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 측이 대체인력을 투입했지만, 주로 출근시간대(오전 7∼9시)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면서 오후 들어 혼잡이 심해졌다.
퇴근시간대(오후 6∼8시) 운행률은 평상시의 85.7% 수준으로 낮았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짧게는 10분, 길게는 33분 지하철 운행이 지연됐다.
오전 11시10분쯤 지하철 2호선에 탑승한 오모(28)씨는 “지하철 파업한다고 해서 평소보다 20분 일찍 나왔는데,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데만 10분 넘게 소요됐다”면서 “평소엔 5분 만에 열차가 왔는데, 배차 간격이 길어져서 열차 안에 사람도 빼곡했다”고 전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가 속한 전국철도노조도 오는 2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까지 파업에 가담하면 수도권은 물론 전국으로 여파가 확산할 수밖에 없다.
코레일은 수도권에서 서울교통공사와 공동으로 지하철 1·3·4호선을 운행하고 있다.
또한 경의·중앙선과 경춘선, 안산·과천선, 수인·분당선, 일산선, 경강선, 동해선, 서해선 등 모두 14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KTX 등 고속열차와 일반열차, 화물열차 등 코레일이 운영하는 전국 모든 열차 운행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서울교통공사 양대 노조는 이날 오후 8시 사측과 교섭을 재개했으며, 5분여 만에 정회한 뒤 실무협상을 이어갔다.
조희연·이희진·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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