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을지대병원 심현준 교수팀, 보청기의 착용 효과 연구
“말하는 사람의 입 모양 가려 소리의 왜곡 일반인보다↑”
“난청인, 보청기 착용하면 마스크에도 원활한 소통 가능”
 | | 게티이미지뱅크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됐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사람들이 불편함을 겪지만,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나 감염병을 막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그런데 난청이 있는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언어 인지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스크 착용으로 말하는 사람의 입 모양이 가려졌기 때문에 소리의 왜곡이 일반인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보청기 사용으로 큰 어려움 없이 생활하던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심현준 교수 연구팀은 보청기의 착용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보청기를 사용하는 난청군 24명과 정상군 26명을 대상으로 KF94 마스크 착용 유무에 따른 소음환경에서 언어 인지력을 측정했다.
 | | 노원을지대병원 제공 |
그 결과, 듣는 사람의 청력이나 주변 소음 수준에 상관없이 말하는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언어 인지력은 모두 저하됐다.
정상군은 마스크 착용 유무에 따라 언어 인지력이 5.2점 차이가 있었지만, 난청군에서는 7.2점으로 정상군보다 큰 격차를 보였다.
즉, 마스크 착용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난청군에서 훨씬 더 컸다.
같은 난청군에서 보청기 착용 시에는 언어 인지력이 향상됐다.
특히 보청기를 착용함으로써 얻는 언어 인지력 향상 효과는 마스크 착용 시 4.3점으로 마스크 미착용 시 효과 2.4점보다 더 컸다.
즉, 보청기가 단순히 언어 인지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넘어 마스크로 인한 소리 왜곡 효과도 일부 보상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 | 노원을지대병원 제공 |
이는 난청인이 마스크를 쓰는 환경에서라도 보청기만 잘 착용한다면 의사소통을 더 원활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심현준 교수는 “난청인은 건청인(健聽人)에 비해 마스크를 쓴 화자의 말을 알아듣는 데 불리함이 있으나, 보청기만 사용한다면 마스크로 인한 소리 왜곡은 어느 정도 보상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팬더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기에는 보청기를 더욱 권장하며, 기존에 보청기를 착용했더라도 마스크를 쓴 화자의 언어 인지력을 검사해 보청기를 재조정할 필요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SCIE급 뇌과학저널인 ‘신경과학의 개척자’(Frontiers in Neuroscience) 12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후원으로 이뤄졌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