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방러… 각각 상대국 매체에 기고문
習 “패권·패도·괴롭힘 해악 심각” 비난
푸틴 “러·中에 이중억제 정책” 직격탄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회담을 앞두고 서로 상대국 매체에 기고문을 보내 미국을 겨냥했다.
20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부터 사흘간 러시아 국빈 방문에 앞서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글을 보내 “한 나라가 결정하면 그만인 국제 질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사회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권, 패도, 괴롭힘 행태의 해악이 심각하고 엄중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미국과 서방을 비난했다.
 |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서방 집단은 끊임없이 상실해가고 있는 지배적 지위에 점점 더 절망적으로 집착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도박의 판돈으로 삼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에 ‘이중억제’ 정책을 채택하고, 지령에 굴복하지 않는 모든 나라를 억제하려 하는 행태가 갈수록 횡행하고 있다”고 미국을 직격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서방이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십, 이른바 ‘일극 체제’를 두 나라 협력을 통해 흔들어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 중국은 3연임 한 시 주석의 국제사회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해 평화 회담 중재 등을 시도한다.
푸틴 대통령은 “위기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환영한다”고 반겼다.
다만 국제사회는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외교 관계 재개 중재 성공과 같은 극적 화해를 끌어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오히려 미국 등 서방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중국의 러시아 무기 제공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이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중국은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을 계속하고 러시아 석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남아 전쟁 자금 조달에 도움을 주는 등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으며, 이 때문에 서방에서는 중국의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 목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쑨윈 연구원은 “중국은 러시아가 아니라 평화를 지지한다고 말하며 상황을 흐리려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