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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라는 사실을 숨기고 남성에게 접근해 결혼하고 약 6억원을 뜯어낸 3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자식까지 있는 이 여성은 남성을 속이기 위해 '부모·하객 아르바이트'를 동원해 상견례와 결혼식을 치렀다.
광주고법 제2-3형 사부(재판장 박성윤)는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A씨(37)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11월 피해 남성 B씨에게 신혼집 구입 자금 명목으로 총 38차례에 걸쳐 5억74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가 맡긴 5000만원 중 1000만원은 자신의 동생에게 주고, 나머지 4000만원은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 B씨는 2017년 지인이 운영하던 술집에서 A씨를 처음 만났다.
당시 A씨는 자신을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친 유산으로 재산을 많이 물려받아 광주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으며, 전남 장흥에 주택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A씨는 실제로는 유부녀였고, 자녀까지 있는 상태였다.
학벌, 재산, 직업도 전부 거짓이었다.
B씨는 이런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A씨와 연애를 시작했고 2021년 결혼식까지 올렸다.
결혼을 준비하며 상견례 등에서 만난 부모님은 A씨가 돈을 주고 고용한 가짜 연기자였고, 결혼식장 하객들도 돈을 받고 온 아르바이트생들이었다.
A씨는 신혼집을 마련한다며 받은 수억 원, B씨가 저축하라고 건넨 4000만원을 유흥비 등으로 쓰면서 모두 탕진했다.
1년 남짓 유지된 신혼생활 동안 생활비도 수십차례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돈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그에 대한 신뢰까지 잃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며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사기 행각으로 피해자와 가족은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고통과 큰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피해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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