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 입니다.

충남 아산에서 전남 목포까지 280㎞ 거리를 택시로 이동한 뒤 요금을 '먹튀'(돈을 지불하지 않고 달아남)하고 달아난 승객의 신원이 확인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자신을 택시 기사의 아들이라고 밝힌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몸이 불편한데도 택시 운전사로 일하는 A씨의 부친은 지난달 27일 오후 1시46분경 충남 아산 온양온천역에서 남성 승객 B씨를 태워 전남 목포까지 데려다줬다.

두 지역 간의 거리는 편도 280km, 왕복 560km로 택시비는 35만원가량이 나왔다.
목포에 도착하자마자 B씨는 "택시비를 내줄 사람이 있다.
앞에서 기다리겠다"며 택시에서 내렸고, 이 말을 믿은 A씨의 아버지는 저녁 늦게까지 B씨를 기다렸지만 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A씨는 "더 가슴이 아픈 건 아버지는 사람을 잘 믿는 스타일이라 이 사람이 다시 올 줄 알고 저녁 늦게까지 기다렸다"며 "아버지가 운전하신 거리만 왕복 560㎞. 꼭 잡아서 선처란 없음을 보여주겠다"고 썼다.
이어 "블랙박스를 보니 저녁 늦게까지 기다린 영상이 엄청 많다"면서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승객의 모습을 얼굴 모자이크 처리해 공개했다.

사진 속 승객은 검은색 모자와 검은색 패딩 점퍼 차림으로 택시 앞에서 서성이는 모습이 담겨있다.
A씨는 "승객이 50~60대 중년 남성으로 보였고, 아버지에게 홍어잡이 배를 타러 가는 선원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A씨의 아버지가 다시 충남 아산의 집에 돌아온 시간은 이날 밤 11시30분이었다.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도망간 승객 때문에 11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해당 글을 본 많은 누리꾼들은 '먹튀범'에 대해 공분하는 한편 "꼭 잡길 바란다"며 A씨와 A씨의 아버지에게 위로를 전했다.

A씨는 2일 다시 글을 올려 '먹튀범'을 찾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오늘 아침 목포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다"며 "(사연이) 언론에 많이 나와서 파출소에서 움직였는데 인적사항을 확인했다.
선원이 맞는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A씨는 "아산경찰서에 신고하면 바로 목포로 이첩돼 진행된다고 하니 아버지 모시고 가야겠다"며 "억울할 뻔한 사건을 공론화시켜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현행법상 무임승차는 경범죄에 해당해 10만원 이하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최근 장거리 택시비를 '먹튀'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무임승차의 고의성이 인정되거나 행위가 상습적일 경우에는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사기죄에 해당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