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에 등장한 조민범 병장의 실존 인물인 고 정선엽 병장이 47년 만에 모교 졸업장을 받았다.
정 병장은 1979년 12·12 군사반란 당시 반란군에 맞서다 숨졌다.
조선대학교는 16일 광주 동구 교내 서식홀에서 고 정선엽 동문 명예졸업식을 열고 정 병장에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병장의 유가족들인 동생 규상(65)씨와 누나 영임(75)씨 및 내외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 김춘성 조선대학교 총장(왼쪽)이 16일 광주시 조선대학교에서 열린 고 정선엽 병장 명예졸업식에서 정 병장의 동생 규상씨(오른쪽)에 명예졸업장과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정 병장은 1979년 12월 13일 12·12군사반란군과 맞서다 총격을 받고 전사했다.
뉴스1 |
조선대 전기공학과 77학번인 정 병장은 전역을 3개월 앞둔 1979년 12월13일 육군본부 B2 벙커에서 반란군에 저항하다 총에 맞아 전사했다.
다른 장병들은 투항했지만 정 병장은 중대장의 지시 없인 총을 넘겨줄 수 없다며 버티다 숨졌다.
당시 신군부는 정 병장의 죽음이 ‘오인에 의한 총기사고’라고 조작했지만 2022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재조사 끝에 전사자로 인정을 받았다.
김이수 조선대 이사장은 “정선엽 동문이 47년 만에 명예로운 졸업을 하게 됐다”며 “정 동문이 보여준 의지와 용기를 잊지 않고 그의 정신을 계승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춘성 총장 또한 “정 동문에 명예졸업장을 드리기 위해 노력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용기를 우리도 잊지 않고 헌신과 용기를 영원히 마음에 간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기념사 대독을 통해 “대한민국 정의를 수호했던 고 정선엽 병장의 명예졸업증서 수여를 진심으로 환영하고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재조사를 통해 정 병장의 순직 기록을 전사로 바로잡은 송기춘 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은 “바람이 불기도 전에 총을 다 내어준 그 허망한 밤, 정 병장 하나 있어서 위로가 됐다”며 “제대로 대항하지도 않고 총을 내어준 많은 군인을 부끄럽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병장의 졸업장을 대신 받은 동생 규상씨는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졸업장을 받고 형의 명예가 회복돼 다행”이라며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고 전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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