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시 법적 조치 취할 것”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공의들의 ‘자발적 사직’을 지지하며, 정부가 이들을 계속 겁박한다면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의협 ‘의대 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이날 서울 용산 의협회관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비대위는 회의 전 낭독한 투쟁선언문에서 “정부의 어떤 행위와 이간질에도 우리가 정한 목적을 이룰 때까지 대동단결하고 오직 하나로 뭉쳐 투쟁에 반드시 승리하자”고 했다.
또한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규모를 정해 2020년 의협과 맺은 9.4 의정 합의서를 백지화했다”면서 “의대 정원 확대가 미래 의료 체계에 미칠 엄청난 결과에 대해 깊은 고민 없이 정치권력의 압력을 그대로 수행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를 마친 비대위는 “‘면허 박탈’을 예고하며 전공의의 자발적 사직이라는 개인 의지를 꺾는 (정부의) 부적절한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정부가) 지속해서 겁박에 나설 경우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현재 진행 중인 전공의의 자발적 사직에 대해 동료 의사로서 깊이 공감하고 존중하며 지지한다.
미래 의료를 걱정하는 의대생의 자발적 결정을 존중한다”고도 했다.
이어 “단 한 명의 의사라도 이번 사태와 연관해 면허와 관련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의사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간주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수 있음을 강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또한 “전공의와 의대생 등 미래 의료인력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모든 법률적인 대응에 대한 책임을 비대위가 감당하고 같은 행동(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집단행동과 관련해 ‘시작과 종료를 전회원 투표로 정한다’는 원칙을 정했지만 언제 시작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비대위는 “단체 행동은 하루 휴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기한 파업(무기한 휴진)이나 ‘마지막 행동’을 말하는 것”이라며 “마지막 행동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때 전공의들이 여름에 나와서(집단행동을 시작해서) 겨울에 들어간 것을 말한다”고 했다.
이어 “이 투표는 당장 눈앞의 행동을 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반차 투쟁이나 하루 휴진 등을 통해 우리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의료계를 밀어붙였을 때 하게 될 끝장 투쟁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정부를 향해 “의대 정원 및 필수의료 확충 패키지 정책을 철회하고 이를 원점에서 논의할 협의체 구성을 요구한다”고 했다.
비대위는 일요일인 오는 25일 전국 대표자 비상회의와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전체 의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집회 개최 시점은 내달 10일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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