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한 이후 북한 내에서 통일을 상징하는 한반도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다.
19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한 공식 무역·투자 전용 사이트인 ‘조선의 무역’ 홈페이지에는 기존 한반도 이미지가 담긴 세계지도 그림이 사이트에서 삭제됐다.
과거에는 붉은색으로 칠해진 한반도가 표시된 세계지도가 페이지 상단 오른쪽에 있었다.
외국문 출판사의 ‘조선의 출판물’ 사이트 첫 페이지에 있던 한반도 이미지도 최근 없어졌다.
과거 이 사이트에는 페이지 상단 왼쪽에 지구를 나타내는 둥근 원안에 붉은색 한반도 지도가 자리 잡고 있었다.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에 참관한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북한 관영 방송 조선중앙 TV도 날씨 프로그램 그래픽을 새롭게 선보였는데, 기존 한반도 전체 이미지를 빼고, 북한 지역만 보여주는 형태로 교체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설정하고 영토 조항을 반영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힌 이후 이와 관련 후속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날 한반도 지도 삭제도 같은 연장선상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남 관계는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교전국 관계로 고착됐다”고 밝히며 남북 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동족’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어 “유사시 핵 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전문가들은 대남노선에 대한 전면적인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월 1일 최선희 외무상이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받고 대남 사업 기구 정리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실제로 대남 회담을 맡고 있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남 교류·협력 전담 부서인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 관광 사업을 담당하던 금강산국제관광국 등의 기구를 폐지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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