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의사 커뮤니티에 글 올린 작성자 조사하기로
병원 남은 전공의 신상 담긴 ‘참의사 리스트’ 강경 대응 예고
경찰이 전공의 집단행동과 관련해 ‘사직 전 병원 자료를 삭제하라’는 글을 온라인상에 올린 작성자를 조만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병원에 남아 환자들을 돌보는 전공의 명단이 공유되는 것에는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직 전 자료 삭제’ 게시글의 최초 작성자를 특정해 지난 6일 피의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울 소재 의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 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19일 의사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전공의들에게 병원 자료를 삭제하고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인계장 바탕화면, 의국 공용 폴더에서 (자료를) 지우고 세트오더도 다 이상하게 바꿔 버리고 나와라’, ‘삭제 시 복구 가능한 병원도 있다고 하니 제멋대로 바꾸는 게 가장 좋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PA(진료보조·Physician Assistant) 간호사가 전공의 대신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라’거나, ‘사직 의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짐도 두지 말고 나오라’고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글에 대한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지난달 23일 메디스태프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최초 작성자에 대해서는 조만간 업무방해 혐의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 한 대학 병원에서 한 의사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에는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병원에 남아 환자를 돌보는 전공의 명단이 온라인상에 공유되면서 경찰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참의사 리스트’로 불리는 명단에는 전국 70여개 수련병원에 남아 있는 전공의들의 이름과 소속 등의 정보가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가 남아 있지 않은 일부 병원은 ‘☆전공의 없는 병원☆’로 표시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들의 정상 진료와 진료 복귀를 방해할 경우 법과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복귀한 전공의 등의 실명을 게시하는 행위나 협박성 댓글은 형사처벌될 수 있는 엄연한 범죄행위로 보겠다”며 “중한 행위자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추진하는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약회사 직원을 대한의사협회 집회에 강제로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첩보 수집을 대폭 강화하고, 불법이 확인되거나 관련 고소·고발이 있는 경우 즉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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