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꽃 염색한다고 협의 없었다…스프레이향 심해”
가게 측 “상품이 고객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은 유감”
 | | 빨간색 스프레이로 염색된 꽃다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서울 서촌에 위치한 한 꽃집에서 스프레이로 염색된 꽃다발이 제공되어 소비자의 불만을 샀다.
15만 원에 달하는 예약 제작 꽃다발이었으나, 원하는 빨간색 꽃이 시장에 없다는 이유로 염색 처리된 것이다.
12일 소비자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빨간색 꽃의 부재로 다른 색 꽃에 빨간색 스프레이를 덧칠한 꽃다발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라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해당 꽃집에서 호접란을 메인 꽃으로 하는 선물용 꽃다발을 예약했다.
꽃다발의 다른 부분은 붉은 계열로 해달라고 요청한 뒤 15만원을 선입금했다.
하지만 염색된 꽃다발을 받은 그는 염색에 대해 사전 고지가 없었다는 점, 스프레이 향으로 인해 꽃의 자연스러운 향기 또한 느낄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A씨는 “일단 호접란이 전혀 메인 같지 않았고 빨간색 꽃이 시장에 없었다고 다른 색 꽃 위에 빨간 스프레이를 덧칠해 줬다”며 “염색 상태도 고르지 않고 스프레이 향이 너무 심해서 꽃향기가 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꽃집 측은 원래 구매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염색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며, 빨강 계열 요청을 수용해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꽃집 측은 “꽃시장에서 보내준 호접란 상태가 이렇다.
원래는 나도 보고 사 오는데 토요일이라 시장에서 보내주는 대로 받았다.
꽃시장에서 빨간 꽃들 있다고 했고, 보내줄 줄 알았는데 나중에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A씨는 “미리 염색한다고 협의하거나 꽃이 없어서 다른 꽃으로 진행한다고 물어보실 수는 없었냐”고 묻자 꽃집은 “그런 걸 미리 협의하지 않는다.
붉게 해달라고 하셔서 맞춰드렸고, 지금까지 염색 관련 항의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만약 호접란 빼고 나머지를 다 스프레이로 칠한다고 했으면 주문 취소했을 것”이라며 “결국 선물은 드리지 못했다.
환불을 요구했는데 가게는 ‘염색 여부를 일일이 고객한테 확인하지 않는다’면서 환불을 거부했다”고 토로했다.
가게는 “주문할 때 요청한 색깔을 맞춰드리는데 100% 자연으로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
염색할 수도 있고 이미 염색된 상품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며 “가지와 이파리는 주문할 때 호접란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붉은색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염색 향과 염색이 균일하지 않은 건 보관 장소의 통풍 등 환경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기계가 아닌 사람 손으로 진행돼서 모든 꽃이 균일함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염색 정도가 불균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상품이 고객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유감”이라고 전했다.
A씨는 “전 꽃다발 예약할 때 이렇게 화학 물질 냄새 가득한 결과물을 예상하지 못했다.
고객이 붉게 연출해달라고 해도 그게 라카 같은 스프레이 칠이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이 사건은 온라인에서 공분을 사며, 많은 이들이 정당한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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