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의 러시아 대통령 선거 마지막 날인 17일 러시아 곳곳에서는 지난달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러시아 각지에서는 대선 관련 혐의로 수십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모스크바와 노보시비르스크, 치타, 예카테린부르크, 페름 등 러시아 각지의 투표소에 ‘나발니 시위’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지어 늘어섰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앞서 유권자들에게 푸틴의 5선 집권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여주기 위해 대선 투표 마지막 날 정오에 전국 투표소에 모이는 ‘푸틴에 맞서는 정오 시위’에 참여해달라고 독려한 바 있다.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도 이날 독일 베를린의 러시아 대사관 밖에서 여러 지지자들과 함께 시위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 등 외신은 수천 명의 유권자들이 이번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 | 사진=AP연합뉴스 |
러시아 당국은 해당 시위와 관련해 지난 14일 투표소 근처에서 미허가 집회를 개최할 경우 투표 방해 등의 혐의로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엄포하는 등 강경 대응을 경고해왔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Info)에 따르면 이날 대선과 관련한 혐의로 러시아 14개 도시에서 65명 이상이 체포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한 여성이 투표소 입구에 화염병을 던져 체포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는 모스크바를 비롯한 여러 곳의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함에 액체를 쏟아부어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러시아 대선은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2시(현지시각 17일 오후 8시)에 마감되고 서쪽 끝 수도 모스크바의 경우 한 시간 더 늦게 마감된다.
러시아 연방 중앙선관위 데이터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2분(현지시각)을 기준으로 투표율은 70.01%를 넘겨 지난 2018년 대선 최종 투표율은 67.54%를 선거 마감 4시간 전에 이미 달성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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