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 남양주시 9급 공무원 숨진 채 발견
“남양주,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곳”
“인력 부족 해결하지 않으면 비극 반복될 것”
경기 김포시 공무원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경기 남양주시 소속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이들을 추모하고 공무원 노동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무원 악성민원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악성민원 희생자 추모 다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22일 성명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동료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던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강했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과 관련해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책무와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고인은 올해 1월부터 개발행위 인허가 업무를 맡았다”면서 “그러나 남양주시는 인구수(약73만명) 대비 공무원 수가 적음에도 기준인건비 제도에 묶여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고질적인 인력 부족으로 9급 신규 직원에게 업무 부담이 가중된 건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그 근저에는 정부의 공무원 인력감축 정책이 있다.
이미 중앙부처 공무원 인력감축이 시작됐고 지방자치단체 역시 증원 없는 조직개편 등 본격적 인력감축에 들어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과다한 업무와 장시간 노동으로 내몰린 저년차 공무원들이 사직하거나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고 있고 인력 충원이 바로 이뤄지지 않아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비극은 반복될 것”이라고 항의했다.
노조는 “신규 직원들이 의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신규자에게 총 한 자루만 쥐여주고 바로 전쟁터에 보낸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실무중심의 신규자 교육, 업무 숙달을 위한 충분한 숙려기간 마련, 담당업무 연찬, 신규 직원 전담 멘토 운영 등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남양주시청 소속 9급 공무원 A씨가 근무 3개월 만인 지난 20일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날 새벽 가족에 의해 실종신고가 접수됐고 휴대전화에서 유서 형태의 메모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일반적인 유서 내용과 함께 “업무가 많아서 힘들다”는 내용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A씨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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