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의 글 “저희도 손자·손녀 두고 있고 아이 좋아하지만, 너무 힘이 들어 부득이하게 방침 정하게 됐다”
 | | 네이트 판 갈무리. |
생선 요리로 유명한 제주도의 한 음식점이 ‘노키즈존’으로 영업방침을 바꿨는데 그 이유가 온라인 공간에서 갑론을박을 일으켰다.
노키즈존이란 음식점, 카페 등에서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을 일컫는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 <제주의 한 식당이 노키즈존으로 바뀌게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업주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알림 부득이한 노베이비&노키즈존 운영 사유’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올렸다.
A씨는 “노키즈존으로 부득이하게 운영 중인 것에 대한 사유를 조심스럽게 알려드린다”고 운을 뗀 후 “▲대표 메뉴인 우럭정식은 생양파 양념이라 간혹 매울 수도 있는데 부모님들께서 ‘아이들 먹일 수 있도록 양파를 익혀서 소스를 다시 만들어달라’, ‘간장으로만 소스를 다시 만들어 부어달라’는 요청을 많이 하신다”고 첫 번째 이유를 밝혔다.
이어 “▲튀긴 생선 요리라 굵은 가시가 씹힐 경우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는데 부모님들이 ‘아이가 먹어도 될 정도의 튀김 정도’를 강요하신다.
그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컴플레인 부담은 저희의 몫”이라고 했다.
또한 A씨는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국의 경우도 ‘아이들을 위해 덜 짜게, 덜 맵게, 우리 아이를 위한 레시피로 다시 끓여달라’는 무리한 요구 ▲매일 바뀌는 8가지 반찬 중 ‘아이에게 먹일 반찬이 없다’면서 메뉴에도 없는 ‘달걀후라이, 달걀말이, 조미김, 생김 등’을 달라고 요구(물론 아이 반찬용 조미김 등을 구비 중이긴 하나 무제한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은 편한 식사를 위해 다른 손님들의 의견과 상관없이 키즈 채널의 고정 방영을 요구하고 뜨거운 음식이 오가는 와중에도 아이들을 방치한다
A씨는 “저희도 손자·손녀를 두고 있고 아이를 좋아하지만, 너무 힘이 들어 부득이하게 방침을 정하게 됐다”면서 “향후 노키즈존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항상 고민 중이고 아이를 동반한 부모님께도 죄송할 따름”이라며 글을 마쳤다.
해당 게시글에는 실제 음식점 앞에 ‘노키즈존’, ‘어린이 입장 불가’, ‘14세부터 이용 가능’이란 문구 팻말이 붙어 있는 사진이 첨부됐다.
사연이 공개된 후 자영업자인 A씨의 고충에 공감한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쇄도했다.
한 누리꾼은 “저렇게 요구사항 많은 부모들은 자기들이 애들을 위한 메뉴로 식사할 마음은 전혀 없다.
돈까스나 파스타 아니면 설렁탕집으로 가면 되는데 얼큰하고 칼칼한 건 포기 못 하는 것”이라며 “자기들은 맛있는 거 먹으면서 애들은 후라이나 조미김으로 밥 떼우라고 하는 것도 진짜 웃기지 않나”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밖에도 “애 낳은 게 진짜 유세다.
자기 애와 민폐 구분할 줄 알아야지”, “이래 놓고선 ‘세상 살기 너무 각박하다”, ‘이래서 둘째는 포기할래요’ 이럴 거 아니냐”, “카페 아르바이트 4시간만 해보면 알게 됨”, “유난스럽고 이상한 부모들 덕분에 소아과도 점점 없어지고, 식당 카페 노키즈존만 늘어간다” 등 일부 몰지각한 부모들을 비판하는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반면, “매운 맛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어떡하나요”, “달걀찜 정도 메뉴 하나 추가하시면 어떨까요?”, “그런데 솔직히 ‘성인 갑질’ 내용을 저렇게 적으면 성인도 못 오는 거 아닌가? 진상 손님이 애들을 매개체로만 생기는 건 아니지” 등 반대 의견들도 있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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