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청구’ 연구 용역 착수
공수처 검사 구속기간 검토 요청
헌재는 최장 20일로 해석했지만
공수처·검찰청 다합쳐 20일인지
별도로 20일+20일인지 불분명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인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사건과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공수처에 기소권 없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공수처는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의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서만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다.
나머지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선 수사만 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수처는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하는데, 공수처가 수사 과정에서 구속영장을 발부받을 경우 공수처가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최장 기간을 며칠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다.
 | | 사진=뉴시스 |
현재까지는 공수처가 다섯 차례 청구한 구속영장이 모두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이 같은 문제가 현실화하진 않았다.
그러나 인신 구속은 인권과 결부된 문제인 만큼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우려에 공수처는 수사 주체와 기소 주체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손보기 위해 법적 근거 정비에 나섰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공수처 검사의 구속영장 청구권을 명문화하고 공수처가 독립적으로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연구 범위에 포함됐다.
공수처가 직접 기소할 수 없는 인물을 구속수사할 때 구속 기한의 마지노선을 명확히 규정해 ‘입법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다.
그간 공수처의 수사 범위와 기소 범위가 달라 구속영장 청구 때마다 공수처가 일반 고위공직자범죄 피의자를 구속할 때 최대 구속 기간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논란이 됐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구속기간을 최장 20일,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을 10일로 규정한다.
공수처는 공수처 검사를 형사소송법상 ‘검사’로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공수처 검사의 최장 구속 기간을 20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반 고위공직자범죄를 수사하는 공수처 검사를 ‘사법경찰관’으로 해석하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 | 사진=연합뉴스 |
공수처 검사의 최장 구속기간을 20일로 볼 경우 공수처 검사와 검찰청 검사가 피의자를 각각 20일씩 구속할 수 있는 것인지, 공수처 검사와 검찰청 검사가 합쳐 20일을 구속할 수 있는 것인지 등도 규정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11월 공수처가 10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감사원 3급 간부 김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도 최장 구속 기간이 논란이 됐다.
감사원 3급 공무원은 공수처의 기소 대상이 아닌 일반고위공직자에 해당한다.
당시 검찰과 공수처는 김씨가 구속될 경우 최장 20일인 구속 기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해 “기관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는 검사를 견제하기 위한 기관인데, 양 기관이 협의해서 구속 기간을 정한다는 것 자체가 공수처의 존립 목적에 맞지 않는다”며 “공수처법이 졸속으로 제정됐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인해 형사소송법도 졸속으로 개정되면서 사법경찰관, 검찰청, 공수처 등 3개 수사 기관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할지 숙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특검의 운영사례와 해외 수사기관 법제도 등을 다각도로 살펴볼 계획이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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