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부모가족 자녀에게 양육비를 우선 지급하는 '양육비 선지급제'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개선된 안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20만원의 현행 지원 금액을 유지한 안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지급 범위 확대라도 우선 추진한 후 후속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의결한 '한부모가족 양육비 선지급제 추진 방안'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기존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을 확대한 안을 추진한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는 정부안을 심사해 이달 중으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방식은 중위소득 75% 이하 가구 중 미성년 자녀를 대상으로 월 20만원의 양육비를 최대 1년간 지급하도록 돼 있다.
정부 안은 이를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로 확대하고, 양육비를 18세가 될 때까지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또 기존에는 미성년 자녀의 복리가 위태롭거나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정했지만, 기준을 충족하는 미성년 자녀라면 모두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원 규모를 두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남아 있다.
20만원의 지원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여가부의 '2021년 가족과 출산조사'에 의하면 한부모가족 평균소득과 유사한 월 200~299만원 소득 가구의 평균 양육비 지출액은 41만원이다.

국회 여가위 야당 관계자는 "현재 여가부에서 추진하는 선지급제는 기존에 있는 한시적 양육비 지원 제도를 조금 늘린 것뿐이지, 앞서 공표한 '선지급제' 수준으로 전혀 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페널티 기준을 높여서 이행률을 올리고 나면 대지급제 추진도 가능하다"며 "그간 기대했던 수준의 지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가 추진했던 양육비 대지급제의 본 개념은 정부가 양육비를 선지급하고 후에 양육비를 회수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가부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예산 문제를 이유로 지원 금액을 늘리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현재 미성년 자녀는 1만9000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토대로 추산했을 때 정부안대로면 연간 456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급 범위를 확대하는 안이라도 우선 이뤄져야 한다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전주원 양육비이행관리원 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일단 정부안대로 실행이 되면 지원 범위가 이전보다 많이 확대될 수 있는 것"이라며 "다만 양육비 채권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지원 등은 제도를 시행하면서 보완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액수에 대해서도 "서울가정법원에서 나온 양육비 산정 기준표에 따르면 최저 양육비가 31만원 정도"라며 "금액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예산이 필요한 만큼 일단 실행이 되고 회수율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향후 여가부는 회수율 및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3년 후 보완 검토를 할 예정이다.
이 밖에 채무자의 동의 없이도 금융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소득·재산조사 권한을 강화한다.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에 대해서는 제재조치 절차를 간소화하고, 명단공개 사전소명기간을 '현행 3개월 이상'에서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