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온산항에 정박한 멕시코발 화물선에서 적발
일본 거쳐 뉴질랜드행 예정… 美 DEA와 수사 공조
화물선 씨체스트(배의 균형을 잡거나 냉각수 용도 해수가 유입되는 통로·Sea Chest)를 청소하던 잠수부 A씨는 따개비를 제거하던 중 이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잠수부는 해당 물체가 마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세관에 신고했다.
대구본부세관의 간이시약 검사 결과 코카인 양성반응이 나왔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대구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최재만)는 관세청과의 공조를 통해 울산 온산항에 정박 중인 멕시코발(發) 2만5000t급 화물선에서 코카인이 담긴 가방을 발견·압수해 수사 중이다.
 | | 씨체스트에서 발견된 코카인이 든 가방(왼쪽), 코카인 블럭 28개(총 무게 28.43kg). 대구지검 제공 |
코카인이 발견된 화물선은 아연·납 광석을 운반하는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이다.
지난달 4일 멕시코 만사니요항을 출발한 후 같은 달 16∼19일 캐나다 밴쿠버항을 경유해 지난 5일 울산 온산항에 도착했다.
이후에는 일본을 거쳐 뉴질랜드로 갈 예정이었다.
코카인은 울산 온산항에 정박 중이던 해당 화물선의 따개비를 제거하던 한 잠수부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된 코카인은 28.43㎏으로 약 94만명 동시 투약분에 해당된다.
시가는 약 14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씩 소분해 블록 형태로 포장된 코카인에서는 GPS 위치추적 장치도 발견됐다.
검찰은 화물선 내·외부를 수색하고 탑승 중이던 다국적 선원 19명의 휴대전화, 화물선 내 폐쇄회로(CC)TV, 입출항 경로 등 관련 증거들을 신속하게 확보해 분석 중이다.
선사 측에서 지난해 6월 마지막으로 씨체스트 청소작업을 진행한 점, GPS 장치의 배터리가 모두 방전된 점, 코카인 가방 표면에 번식하고 있던 따개비 형상 등을 종합하면 코카인은 같은해 화물선에 은닉됐던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까지 승선한 선원들이 코카인 밀반입에 관여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미국 마약단속국(DEA)과의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코카인 밀수 관련자를 특정하고 밀수 경로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실제 목적지는 한국이 아닐 가능성이 크고 현재까지 국내 대량 유통의 위험성은 포착되지 않았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외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마약류 밀수범죄에 철저히 대응하고 마약류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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