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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만류·아이언돔 하루 1.8조원 ‘부담’… 반격 고심하는 네타냐후 [중동 확전 위기]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04-15 19:10:00

이스라엘, 재보복 갈림길
전시내각 “무대응은 안돼” 격앙
공격시기·강도 등은 결론 못 내
‘아이언돔’ 하루 운용비용 1.8조
전면전 땐 국방 예산 금세 동나
‘친이란’ 헤즈볼라 등 공격 가능성
美·국제사회, 확전 불끄기 강조

이란에게 첫 본토 공습을 당한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지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재공격할 경우 이란이 더 강력한 대응을 시사한 만큼 재보복이 곧 5차 중동전쟁이라는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주축으로 하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이날 회의를 열고 이란의 본토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끝에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란 공격 99% 막아낸 ‘아이언돔’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 설치된 이스라엘군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시스템 포대 앞을 14일(현지시간) 한 소년이 당나귀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아이언돔은 레이더로 추적한 발사체를 미사일을 활용해 요격하는 시스템으로 전날 이란의 보복 공격을 막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네게브=AFP연합뉴스

회의 참석자 다수는 이란에 대한 재보복에 찬성했지만, 대응 시기와 강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며 결론에 다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재보복을 강력히 만류하는 반면 연립정부 내 극우 인사들은 ‘무대응은 있을 수 없다’는 기조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조만간 전시 내각 회의를 재소집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들은 내다봤다.

극우파뿐 아니라 집권 여당 내에서도 이란에 대한 강경 노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소속된 리쿠르당의 탈리 고틀립 의원은 “정부가 이란에 대응해 억지력을 회복할 책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나라의 미래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스라엘이 전혀 대응하지 않거나 너무 약하게 대응하면 억지력이 약화돼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들이 향후 이란의 공습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뉴시스

다만 공격 수위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이 13일 날려 보낸 300기가 넘는 드론과 미사일 중 99%가 방공망에 의해 요격되면서 이스라엘이 입은 실질적 피해가 크지 않다는 게 그 근거다.
이란 본토 타격은 피하고 이란을 대리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나 예멘 후티 반군 등을 향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면전으로 확산할 경우 이번 공습에서 강력한 방어력을 자랑한 방공망 ‘아이언돔’ 운영 비용도 부담이 된다.

이스라엘군 재정고문을 지낸 람 아미나흐 예비역 준장은 이날 현지 매체 와이넷 인터뷰에서 아이언돔 등 방공체계 운영에 “하룻밤에만 40억∼50억셰켈(약 1조4694억∼1조8368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언돔과 별도로 탄도탄 요격용 애로 지대공미사일은 1기를 발사할 때마다 350만달러(48억5000만원), 중거리 발사체용 매직완드는 100만달러(13억9000만원)가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2023년 이스라엘군에 배정된 전체 예산 규모가 600억셰켈(22조41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란의 대규모 공습이 이어질 경우 방공망 운영에만 하루에 국방예산의 약 10분의 1을 소진하는 셈이다.

2023년 10월 14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아슈켈론의 아이언돔 방공 시스템이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을 요격하기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확전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한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등 중동 국가 외무장관들과 연쇄 전화 협의를 갖고 “사태의 악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확전 방지’ 기조를 강조했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도 이날 이라크 총리와의 통화에서 역내 분쟁이 더 번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과 긴장 고조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상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중동 국가인 요르단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요르단이 13일 자국 영공에 들어온 이란 미사일을 격추하며 이스라엘의 방어를 도왔기 때문이다.
무슬림 인구가 90%에 달하는 요르단에는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하고 있어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요르단 정부는 이날 이란 미사일 격추가 이스라엘을 돕기 위한 목적이 아닌 자국민 보호를 위한 방위권 행사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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